바나나가 오기까지

by 봄이수


바나나가 더 일찍 오려면은 이란 그림책이 있다.
바나나가 우리 식탁에 오기까지의 과정을 따라가며
그 안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일과 시간이 겹쳐 있는지를 보여준다.

단순한 내용인데도 고개가 끄덕여지고,
마음이 찡해졌다.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일상 뒤에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움직임이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카페에서 차 한 잔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것도
그 공간을 만드는 바리스타가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날 누군가의 통화 내용이 귓가에 들렸다.
“그 영상 만들 때 핵심 내용 정리됐나요?”

그 순간 문득 생각이 이어졌다.
내가 소비하는 영상 하나도 결국 누군가의 기획, 편집, 수많은 손을 거쳐 완성된 결과물이라는 것.

조금만 시선을 돌려보면
병원, 경찰서, 음식점, 그리고 더 많은 곳들로 눈길을 돌려 본다. 알지 못하는 수많은 공간과 환경들이 가득했다.
우리는 각자 따로 존재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서로 얽히고 연결된 존재일지도 모른다.

집 근처에는 몇 년째 다니는 맥도날드 매장이 있다.
처음엔 그저 가볍게 이용하던 곳이었다.

하지만 자주 방문하면서 매장 환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바쁜 시간대에는 청결 상태가 아쉬울 때도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시니어 직원분이 근무를 시작했다.
천천히 테이블을 닦고 바닥을 정리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 이후로 매장은 눈에 띄게 깨끗하게 유지되었다.

주문이 많아 바쁜 와중에도 직원분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는 인사를 받았다. 피곤했던 순간 마음이 따뜻해졌다.

내가 누리는 많은 것들이
결코 당연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의 여유가 부족한 날일수록
타인의 친절과 배려는 더 크게 느껴진다.

그런 마음을 만나며
나 역시 누군가에게 작은 배려를 건네고 싶어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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