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재기는 하고 싶고 취재진은 만나기 싫고

은둔의 리더십이 과연 성공의 길로 이어질 수 있을까

by 류필

현직 연예부 기자, 기사에는 담지 못한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글과 감정을 담은 순간들을 류필과 함께 만나보세요.

필명으로 기록을 시작했지만, 추후 실명 공개와 함께 더 많은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은둔자가 과연 성공적인 재기를 할 수 있을까.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방송은 강행하지만 홍보 활동에는 불참했다.


지난 17일 오전 서울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넷플릭스 '흑백요리사2: 요리 계급 전쟁2'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심사위원으로 알려진 백종원과 안성재는 참석하지 않았다.


심사위원인 백종원은 그동안 원산지표기법 위반을 비롯해 축산물위생관리 위반, 식품위생법 위반,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등 여러 혐의로 현재 형사 입건과 신고 등을 당했다. 백종원의 첫 논란은 지난 1월 '빽햄 가격' 사태가 시작이었다. 당시 백종원 측은 설날을 맞아 자사 프레스햄 빽햄을 2만 8500원에 할인 판매했다. 한 세트에 5만 1900원인 9개 세트를 45% 할인된 가격에 판다고 광고했으나, 타 유통 채널에서는 이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상술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미 논란이 터지고 한참 지나서 '흑백요리사2'는 첫 촬영에 돌입했다. 사안이 엄중하고 무거웠으나 백종원이 촬영을 강행해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넷플릭스 역시 그의 혐의를 충분히 알고도 눈 감고, 귀를 닫은 채 진행했다. 지난 9월 '넷플릭스 예능 페스티벌 2025'에서 "판단은 시청자들에게 맡길 것"이라는 말만 남긴 채 말이다.


백종원은 MBC '남극의 셰프'로 이미 지난달 복귀했지만 이번 '흑백요리사2' 행사에는 함께하지 않았다. 방송에 복귀는 하고 싶지만 취재진을 만나 질의에 답변은 하고 싶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모든 기업은, 모든 사람은 예외 없이 위기를 맞는다. 그 위기를 잘 극복하고 거듭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위기로 인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위기를 극복해내는 기업과 사람엔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훌륭한 리더를 뒀을 때다.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기존의 판을 뒤엎고 새로운 판을 만들어낼 때 그림은 달라진다.


백종원은 한국 외식업계를 주도하는 인물이자 '흑백요리사2'에서 수백명의 참가자를 평가하는 심사위원이다. 단순한 마스터의 역할이 아닌, 외식업계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문제는 리더의 해결 방식이다. 백종원의 이미지는 한 번에 훼손된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몇 번의 사건을 거쳤다. 그때마다 백종원의 리더십은 의아함을 불러오기 충분했다.


'남극의 셰프'는 제작발표회를 진행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흑백요리사2' 제작발표회는 백종원이 자신을 향한 문제 제기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할 기회였다. 심사위원으로서 어떤 마음으로 심사했는지, 요리사로서 가장 기본이 되는 부분들이 문제가 되었는데 해결 방안은 무엇인지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었다. 위기가 왔을 때 리더가 보여줄 수 있는 책임감이 거기에 있다. 전쟁이 터졌는데 리더는 침묵하고 뒤로 빠졌다. 병사들만 떠민 셈이다. 눈 감고, 귀 막고, 입 닫고. 은둔의 리더십으로는 방송가에서 성공적인 재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