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편 | 감정이 요동치는 아이를 품는 법

감정은 통제 대상이 아니라, 이해와 동행의 언어다

by 디바인힐러

교실 한쪽 구석에서 소리 없이 흐느끼는 아이가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혹은 갑자기 분노하며 책상을 치거나 소리를 지르는 아이를 만났을 때, 우리는 어떤 태도를 선택해야 할까?


아이들은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데 미숙하다. 특히 ADHD, 틱장애, 감정조절의 어려움을 지닌 아이들은 더 그렇다. 그들은 자주 '문제아'로 낙인찍히지만, 실은 감정이라는 거친 파도를 혼자 감당하지 못해 흔들리는 배와 같다.


선생님의 한마디, 한 손짓은 그 배에 닻이 된다. 그날 수업 중 아이가 충동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반 아이들은 웅성이고 분위기는 얼어붙었다. 나는 말하지 않았다. 단지 천천히 아이 곁에 가 앉았다. “괜찮아, 숨 한번 쉬어볼까?” 그렇게 시작된 우리의 하루는 ‘통제’가 아니라 ‘이해’로 열렸다.


이해는 강화보다 앞선다. 아이의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그 감정을 표현한 이유를 함께 탐색해 주는 것. “왜 그랬어?”가 아니라 “그때 어떤 마음이었니?”라고 묻는 것. 그 작은 언어의 전환이 아이를 방어에서 신뢰로 이끈다.


칭찬도 기술이다. “화를 안 낸 너 정말 착하구나”가 아니라, “네가 화났지만 조용히 앉아있으려 한 거, 정말 대단했어”라고 구체적인 행동을 칭찬하자. 아이는 자신이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경험한다.


교실에는 언제나 예기치 않은 감정의 폭풍이 분다. 그러나 그 안에서 교사는 조타수다. 휘둘리지 않되, 배를 끌어안고 함께 항해하는 사람. 문제행동에만 반응하지 말고, 그 행동 이전의 ‘감정의 파도’를 읽자.


정신과에 다니던 아이가 있다. 교실에서 수시로 울고, 짜증 내고, 친구를 밀쳤던 아이. 나는 그 아이에게서 문제를 보기보다, ‘도움 요청’의 신호를 보았다. 날마다 작은 말 한마디로 다가갔다. “오늘 아침 기분은 어때?”, “지금 네 얼굴이 조금 슬퍼 보여.” 어느 날, 그 아이가 내게 말했다. “선생님, 나 오늘은 울지 않았어요.” 그것은 그 아이가 자신을 다루기 시작한 첫 순간이었다.


감정은 교정의 대상이 아니라, 관계의 다리다. 아이의 감정은 우리에게 접근하려는 방식이고, 우리에게 요구하는 이해의 언어다. 우리는 그 언어를 읽고, 반응하고, 기다려야 한다. 기다림은 곧 신뢰의 시간이다.


아이의 감정은 흐르고 지나간다. 중요한 건, 그 순간 아이 곁에 누가 있었느냐다. 선생님의 조용한 시선, 고요한 기다림, 작은 손길이야말로 아이에게 평생 잊지 못할 감정의 등불이 된다. 교사란, 그 등불을 켜주는 사람이다.


오늘도 한 아이의 감정 곁에, 한 교사가 있다. 말보다 앞선 감정의 동반자로, 아이의 하루를 품어주는 사람이 있다. 그것이 진짜 수업이고, 진짜 가르침이다.


키워드: 감정, 이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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