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by 박희정

하루. ㅡ


우울해질 때면,

왜 살아야 하는지 궁금해질 때가 있다.

분명 내가 나를 바라보고 있지만,

그 속엔 나 아닌 것만 같은 얼굴이 있다.


어떻게 가야 할지 막막하고,

이 감정이 언제 끝날지조차 알 수 없을 때,

죽으면 끝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때.


그럴 때는,

생각은 생각일뿐이지만,그마저 억누르지 않기로 했다.

생각은,

그저 나를 지나가는 어둠일 뿐이다

고통이 삶을 향해 보내는 언어다.


누군가는

지금처럼은 살고 싶지 않다는 뜻이라고.

그 말은 정말 이 방식이 무거운 것인가를 묻는 것이라고,


지금은 숨을 쉬고 있고,무언가를 써 내려가고 있다.

때로는 살아 있는 것 자체가

이미 존재의 이유일 수 있지만,

지금은 그저,

이 하루를 지나 보는 것으로도 괜찮겠다.


하루가 길게 느껴질수록 더 자주 숨을 쉬고,

종종 바람도 맞아주고

무언가를 증명하지 않아도,

충분히 괜찮은 하루라고 말해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죽음이 끝일지,

아니면 다른 무엇일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오늘을 건넌다는 건

조금 더 가벼운 내일이 올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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