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어떻게 생겼을까

by 박희정

행복은 어떻게 생겼을까.


늘 곁에 있었던 것 같은데,

막상 설명하려 하면 어디에 두고 왔는지 아득해진다.

손에 쥐고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존재를 확인해야 하는 것.

물리적인 실체가 아니라,

어쩌면 형이상학의 영역에 머무는 무엇인지도 모른다.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으며,

정의하려 하면 신기루처럼 멀어지는 까칠이.


어느 날 갑자기 받은 질문이

언제 행복하냐는 질문이었다.

그런데 언제 행복했는지를 찾아보았지만 언제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행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눈 뜨면 창틈으로 스며드는 빛이 좋고,

짜증 나지 않게 시작하는 하루가 좋고.

아내가 차려준 밥상 앞에서 해제되는 긴장,

어쩌면 이런 소소한 장면들 곁에 이미 도착해 있는 것이 행복의 본모습일지도 모르겠다.


행복이 거대한 성취나 대단한 사건이어야만 한다면,

삶은 너무 빠듯하게 반짝일지 모른다.


그랬다면

시간을 견디는 동안 일상은 마르고 말라서 갈라질 것인데.

주변 사람들을 보면 그렇게 사는 것보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웃고 우는 삶을 살아가는 것 같다.

특별한 방법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와 같이 살아가면서 행복해하는 모습이다.

가끔은 통곡도 하고 잠들지 못하는 밤이었더라도 눈을 뜨고 자리를 벗어나면,


햇살이 좋고,

비 오는 날 차분히 내리는 빗소리가 좋고,

시간 맞춰 오는 버스가 반갑고,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하다.


“아, 좋다.”라는 그 한마디로도,

팽팽했던 마음이 풀리고 만나는 이완된 얼굴이 행복이다.


행복은 먼 길을 떠나야만 만날 수 있는 파랑새가 아니었다.

오늘 하루 시작되는 햇살이 좋고

소매를 날리고 가는 바람이 차갑게 닿았다면, 그것이 좋았다면,

오늘은 이미 행복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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