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깨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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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고(苦)’라고 한다.
그 까닭은 아마도 ‘느낌’ 때문일 것이다.
불편한 것도 느끼고,
좋은 것도 느낀다.
느낌이 없다면 존재감도 없다.
느낌은 행복이나 불행보다 먼저 온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알리듯
마음을 일으키지만
그것을 느낄 때가 살아 있는 것이긴 하다.
결국
행과 불행 중 하나만 고를 수는 없다.
인생은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둘 다 가지든가, 둘 다 포기하든가.
그릇의 안과 밖이 하나이듯
행 불행도 세트다.
다만 시간차가 있긴 있다.
행복은 소리 없이 왔다가 소리 없이 떠나는 해무 같은 것이다.
있을 때 알면 다행이지만,
불행이 와서 소리칠 때까지,
모르고 지날 때가 많다.
고통은 직접적이고 즉각적이라서.
순간에 덮친다.
할 수 있다면 신이라도 불러야 한다.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줘?”
그래봐야 아프다.
고통과 행복은 한 몸이지만
체감의 속도는 다르고.
왔다가 가는 순서도 다르다.
고통이 왔다가 뜸 해질 때 느끼는 게 행복이라,
온 듯 만 듯, 만진 듯 만 듯 오고,
고통은 불시에 와서 소처럼 받는다.
잠자는 신이라도 불러야 할 것 같다.
천천히 와도 아프지만
데인 것처럼 왔다가 아물 때까지 아프다.
일상이 깨지면서 더 아프다.
그래서 인생은 고(苦)라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