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값이 비싸다고

by 박희정

빵값이 비싸다고. ㅡ


한국의 빵값이 비싸다고 한다.

그럴 수도 있겠다.


수십 년 전만 해도 겨우 먹고사는 수준의 우리였다.

텔레비전이 한 동네에 몇 대 없던 시절,

무엇이든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랑이었고,

학교 가정통신문에는 집안의 전자제품을 기록하는 칸이 있었을 정도다.


지금은 소득 수준이 비교도 안 될 만큼 높아졌다.

자랑의 기준도 달라졌다.

이제는 누가 더 독창적이고,

누가 더 희소한 것을 가졌느냐를 기준한다.


가격보다 먼저 달라진 건 사람들의 구매 성향이다.

멋진 포장과 인테리어는 기본이 되었고,

빵값이 싸기란 이제 어렵다.


값싸고 양 많아야 했던 시대는 지나갔다.

지금은 ‘많이’보다 ‘좋게’,

‘크게’보다 ‘예쁘게’를 선호한다.

빵 한 조각에도 자신의 취향과 정체성을 담는 시대다.


그래서 빵값이 비싼 게 아니라,

삶의 기준이 달라진 것이다.

그만큼 우리는 풍요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배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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