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에 맞게

by 박희정

이치에 맞게. ㅡ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피할 수 없는 고통에 직면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스스로 고통을 만들어내는 경우도 있다.

고통스러운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감정이 증폭되는 일이 일어나고,

때로는

이치에 안 맞는 선택으로 고통에 빠지기도 한다.


세상살이는 단지 ‘할 수 있다’는 의지 하나로 되는 일이 아니다.

‘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졌을 때 비로소 일이 된다.

조건이 맞지 않으면 아무리 열심히 해도 결과는 고통이 되는 때가 많다.


삽질하지 않아도 물길이 흘러드는 땅이라면,

벼도 심고 보리도 심고 과일나무도 심어 알토란 같은 풍년 농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수맥이 너무 깊거나 아예 없는 땅에서 삽질을 한다는 건

물은커녕, 삽질하다 끝날 수도 있다.


마른땅에도 생존하는 ‘선인장’ 같은 존재가 아니라면 말이다.

그런 척박한 땅에서 물을 얻겠다고 삽질하는 일은,

고통일 뿐 아니라 지옥이다.

그렇게라도 살아 내겠다고, 결혼도 하고, 자식도 낳고 하는 건 인간수행일 수밖에 없다.


물길이 흘러들어 삽질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과 비교하면,

그 결과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벌어지는 것이라서,


노력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이치에 맞는 자리를 찾고,

그곳에 힘을 기울이는 것이 더 중요한 일임에는 확실하다.

살아서 뒤돌아 보니

나 살아온 과정이 사막에서 삽질하는 과정 아니었나 생각이 들고 지나온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한우물 깊이 파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물 나올 자리 잘 찾는 것도 중요한 일일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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