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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조 Jan 16. 2023

파울로 코엘료 지음. 《연금술사》

  이 소설은 제목이 눈에 익어서 읽게 되었다. 기대감 없이 시작한 읽기가 재미에 이끌려 순식간에 한 권을 읽게 됐다.

재미있었다. 스페인과 아랍, 사하라 사막과 이집트, 오아시스 환상적인 풍경에 매료되었다. 한 권이 책이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기네스북에 기록될 만하다.   

  

  우리는 어릴 때 누구나 한 가지쯤 상상한다. 아름다운 꿈을, 나 역시 그런 꿈을 꾸었지만, 지금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 현재의 평안과 안온함을 뿌리치고 떠나는 힘에서 역사는 만들어져 왔다.


대부분 사람은 이런저런 이유로 그 꿈을 포기하거나 버린다. 그래서 현실에 만족하고 살아간다. 하지만 아름다운 이야기, 감동을 주는 이야기는 편함과 안온을 뿌리치고 나서는 사람들에게만 존재한다. 과거의 역사가 그것을 보여준다. 미래도 아마 그럴 것이다.


나는 지금 이 대목에서 무엇을 해야 하나? 흔히 ‘버킷 리스트’라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 후회 없는 삶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그러나 현재의 구도를 어떻게 허물 수 있나? 없다. 그래서 책을 읽고 대리 만족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 나 같은 소시민이다.     


 양치기 산티아고가 보물을 찾아 여행하는 것이 자아를 찾는 과정이라고 이해했다. 자연과 대화하고 내면의 마음이 내는 소리에 대화하고 바람과 태양과 유일한 손과 대화하는 산티아고의 삶에서 용기 있는 사람을 생각한다.


위기의 순간에 “내일 죽는 것이나 다른 날 죽는 것이나 매한가지였다. 하루하루는 살거나 이 세상을 뜨거나 어느 한쪽을 위해 있는 것이다.”라는 낙타 몰이꾼의 말처럼 나를 버릴 수 있는 그런 용기가 있을까? 하는 회의가 든다.      


책을 읽는 동안 재미있는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다.     


기억하고 싶은 글귀


‘인생을 살 맛나게 해주는 건 꿈이 실현되리라고 믿는 것이지.’     


이 세상에는 위대한 진실이 하나 있어. 무언가를 온 마음을 다해 원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거야.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은 곧 우주의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때문이지.     


“사람들은 삶의 이유를 무척 빨리 배우는 것 같아. 아마도 그래서 그토록 빨리 포기하는지도 몰라.”   

  

자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좋은 일들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하루하루가 매일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똑같을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세상에는 세상 사람들이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어떤 언어가 존재한다는 사실 말이다. 그건 사랑, 열정, 무언가를 바라고 믿는 마음으로 만들어지는 감동의 언어였다.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결정이란 단지 시작일 뿐이라는 점이었다.     


순수한 만물의 언어였다. 우주가 무한한 시간 속으로 여행할 때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거기엔 어떤 설명도 필요 없었다. 그 순간 깨달은 것은 운명의 여인과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이었고, 그녀 또한 그것을 알고 있었다. 아무런 말도 필요 없었다. 부모님도 그랬고 할아버지도 그랬지만 남녀가 맺어지려면 세월을 두고 만나며 상대방을 차근차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그들은 우주의 언어를 알지 못했다. 우주의 언어를 아는 사람에게는, 누군가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걸 깨닫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만나 눈길이 마주치는 순간, 모든 과거와 미래는 의미를 잃고 오직 현재의 순간만이, 하늘 아래 모든 것은 단 하나의 손에 의해 씌어졌다는 믿을 수 없는 확신만이 존재하게 된다.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것을 요구했다.     


내일 죽는 것이나 다른 날 죽는 것이나 매한가지였다. 하루하루는 살거나 이 세상을 뜨거나 어느 한쪽을 위해 있는 것이다.     


낙타는 사람을 배신하는 짐승이라서, 수천 리를 걷고도 지친 내색을 않다가 어느 순간 무릎을 꺾고 숨을 놓아버리지. 하지만 말은 서서히 지치는 동물이야. 앞으로 얼마나 더 달릴 수 있을지 그리고 언제쯤 죽을지 가늠할 수 있다네.     


“그대 뒤에 두고 온 것들은 생각지 말게 모든 것은 만물의 정기 속에 새겨져 영원히 거기 머물 테니.”     


이 세상이 다만 하나의 영상이요, 천상계의 투영일 뿐이라는 걸 알고 있었네. 이 세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이 세상보다 더 완벽한 세상의 존재를 보증해주는 것이지. 신은 눈에 보이는 것들을 통해 당신 영혼의 가르침과 당신의 경이로운 지혜를 깨달을 수 있게 하기 위해 이 세상을 창조하셨네. 그것이 바로 내가 ‘행동’이라고 부르는 것일세.     


사람들 대부분은 이 세상을 험난한 그 무엇이라고 생각하지. 그리고 바로 그 때문에 세상은 험난한 것으로 변하는 거야. ‘가장 어두운 시간은 바로 해 뜨기 직전이다.’     


눈은 영혼의 힘을 보여주지.     


죽음으로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무엇을 하는가는 중요치 않네. 이 땅 위의 모든 이들은 늘 세상의 역사에서 저마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니. 다만 대개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을 뿐이지.     


우리는 누구나 깨달음에 대한 목마름이 있고, 남 보기에는 초라한 인생이라도 한 사람의 삶은 그에게는 단 한 권뿐인 역사책만큼이나 귀중한 가치를 지닌다.     


책 소개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저, 최정수 옮김, 2001.12.01. ㈜문학동네.     


파울로 코엘료 – 1947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태어났다. 저널리스트, 록스타, 극작가, 세계적인 음반회사의 중역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다. 1986년 돌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순례를 떠난다.

첫 작품 “순례자”를 썼고, “연금술사”로 세계적인 작가가 되었다. 2009년 ‘한 권의 책이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작가’로 기네스북에 기록되었다.     


최정수 –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같은 대학원 졸업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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