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드슨 지음 『인생은 어떻게 작동되는가』

인생이 어떻게 작동되는가에 대한 지침과 지혜를 함께 제공하기 위한 책

by 안서조

저자 허드슨은 아홉 살 때 소아마비로 전신을 움직일 수 없는 병에 걸렸다. 병원에 있는 동안 수전이라는 간호사의 도움으로 ‘내가 하고 싶은 꿈들은 무엇이든 다 이루어질 거라는 믿음.’이 생겼고 소아마비에서 회복한다. 어렸을 때 아팠던 경험은 대학을 졸업하고 성인의 발달 과정을 30여 년 연구하게 되었다. 그 결과를 이 책에 담았다.


저자는 “사람은 대부분 전혀 연습 되지 않은 인생이라는 긴 여행의 도중에 길을 잃어버린다.”라고 한다. 그래서 성인들에게 우리의 인생이 어떻게 작동되는가에 대한 지침과 지혜를 함께 제공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이 책은 인생을 10년 단위로 나누어 설명한다. 인생을 실험하는 20대, 성공과 출세를 준비하는 30대, 인생의 재평가가 시작되는 40대, 인생을 즐길 줄 알게 되는 50대, 인생을 재설계하는 60대, 잃은 것도 많지만 남은 것도 많은 70대, 가만히 앉아서 죽음을 기다리지만은 않는 80대와 90대에 나타나는 삶의 연속성과 변화를 살펴본다. 아울러 노화가 점점 더 두드러지게 진행되는 그 순간에도 성인기 삶이 계속해서 새로운 방향을 찾아가면서 고결함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을 알아본다.


이 부분에서 공자의 어록이 생각났다. 공자는 연령대 별로 다음과 같이 구분했다.

15세 학문의 뜻을 두는 나이. 十五而 志學

20세 비교적 젊은 나이 二十而弱冠

30에 뜻을 세우는 나이. 三十而立

40에 사물의 이치를 깨닫고 세상일에 흔들리지 않는 나이. 四十而不惑

50세 하늘에 뜻을 아는 나이. 五十而知天命

60에 천지 만물의 이치에 통달하고 듣는 대로 모두 이해하는 나이. 耳順

70세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해도 규범에 어긋나는 일이 없다. 從心所欲不踰矩는 말에서 저자가 영감을 얻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유럽권에서는 4세 미만은 Baby, 그 이상은 Boy, 15세 이상 High Teen, 18세 이상이면 Youth, Guy라고 하며, 성인으로 대접한다. 60세가 넘으면 Senior Citizen이라고 부른다.


오늘날의 성인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사랑과 애정을 얻는다. 결혼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 아이를 가질 것이냐 말 것이냐, 이혼을 할 것이냐 참고 살 것이냐, 게이 혹은 레즈비언끼리의 동성연애를 할 것이냐 등등. 이전 세대와 다른 유형의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과거에는 ‘직선형 인생’이 삶을 지배했다. 인생은 배우고, 사랑하고 일하고, 가정을 책임지고 사회의 지도자가 되고, 성공하는 일련의 예측 가능한 순서로 진행됐다. 반면 요즘은 ‘순환형 인생’이라고 한다. 순환형 인생이란 밤이 있으면 낮이 있고 또 다시 밤이 오고, 봄이 오면 여름이 오고 가을과 겨울이 오며 또 다시 봄이 오고 탄생이 있으면 죽음이 있고 또 다른 탄생이 있는 것처럼 인생사는 일직선으로 뻗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특정 패턴을 그리며 순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순환형 인생의 시각은 삶의 절정과 나락, 축복과 저주 두 가지 모두를 귀하게 여긴다. 갈등과 상실 또한 기쁨과 황홀이 그렇듯이 우리 삶의 한 부분으로 보는 것이다. 따라서 변화 과정 그 자체에서 질서를 발견한다. 인생의 전환, 실질, 사건, 사고들을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기보다 ‘배움의 창’으로 보는 것이다.


인생의 주기는 탄생에서 죽음까지의 사이에 진행되며 유아기, 아동기, 청년기, 초기 성인기, 중년기, 노년기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인생의 주기는 사람마다 독특하면서 보편적인 면을 지니는 개인사 혹은 인생사라고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성인기 삶은 커다란 곡선을 그리고 돌면서 계속해서 원을 만들어낸다.


각각의 인생 구획마다 항상 되풀이되는 다음과 같은 인간적 질문들에 대한 대답 또한 그때그때 마다 달라질 수 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지금까지의 나는 어떤 사람인가? 누가 나와 함께 가고 있는가? 나는 어떻게 목표를 이룰 것인가?”


30세에서는 받아들일 만했던 대답이 50세 혹은 70세까지도 만족스러운 경우는 거의 없다. 일생에 걸쳐 당신은 이 기본적인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계속해서 고쳐 쓰게 된다.


20대가 직면하고 있는 세 가지 가장 큰 도전은 성인의 정체성을 획득하는 것, 타인과의 친밀한 유대를 이어 나가는 것, 분명한 직업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화의 영향이 점점 약해지고 동시에 변하고 있기 때문에 20대 발달 과정의 이 세 가지 목표 중에서 한 가지 이상을 이루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극심한 외로움으로 이어진다. 이 연령대의 사고와 자살이 늘어나는 데는 이런 연유가 있다.


30대, 성공과 출세를 준비하는 인생에서 가장 복잡한 시기다. 30대에게 발달상의 중요한 이슈 중 하나는 ‘성취’다. 30대 후반에 접어들면 삶을 반성하는 능력이 발달한다. 목표는 부자인데, 시간은 가난뱅이인 것이다.

40대, 자신이 내면을 챙기기 시작한다. 40대는 흔히 가족관계, 직장 내의 역할, 자녀 양육, 경제적인 문제 등 자신이 몰두해야 하는 대상에 완전히 파묻혀 있다. 개인적 성장과 발전에 투자하고 자신이 의식적으로 지향하는 삶을 살기 시작한다. 일, 결혼생활, 부모 노릇이라는 역할을 중심으로 자신의 삶을 조직하던 것에서 이제 그 범위를 확대한다.


50대가 되면 육체적으로 서서히 기력이 떨어진다. 거울은 그들에게 예전만큼 우호적이지 않다. 몸매는 점차 서양 배 같은 모양이 되어간다. 균형 잡힌 섭생과 운동이 중요해진다. 성욕은 다소 감소하며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신체적 증상은 여성의 폐경이다. 뇌졸중, 심장병, 암, 당뇨병에 걸렸다는 친구들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60세부터 시작해서 대개 25년에서 40년 정도 이어지는 인생의 주기 중에서 제대로 된 정보가 가장 적은 시기다. 60대의 귓전을 울려대는 북소리는 은퇴다. 은퇴는 자유시간이 늘어난다는 것과 경제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 두 가지로 나뉜다.


60대는 자신의 꿈을 개발해야 하고 스스로 남은 인생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60대에 재설계해야 하는 인생의 영역들은

‘일’이다. 전업이든 파트타임이든 봉사활동이든 일을 찾아서 해야 한다.

‘가족과 친구’ 가족과 친구는 60대에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모험과 여가’ 종종 모험과 여가활동을 통한 만족을 추구해야 한다.

‘멘토링과 자원봉사’, ‘의미 추구’ 자신들의 경험에서 깊은 의미를 발견하고자 하는 강력한 정신적 욕구가 있다.

‘배움’ 배움의 경험은 삶에 대한 열정을 키우고 새로운 친구와 미래의 방향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건강관리’ 계획을 세워 음식을 섭취하고 운동해야 한다.


건강한 60대는 앞으로 40년을 더 살 수 있다. 그 세월을 살아낸다는 것은 추억 속에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도전이다. 나이 들었다고 해서 젊었을 때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긍정적인 노화의 두 가지 모습은

첫째, 멘토의 역할을 통해 그리고 관대함과 우정, 유산, 리더십, 여가생활, 일을 통해 이 시기의 도전을 받아들이는 것,

둘째, 노화의 불가피한 과정이 갖는 결점들에 때론 맞서고 때론 적응하면서 이를 잘 관리하는 것이다.


70대, 잃은 것도 많지만, 남은 것도 많다. 70대에겐 세 가지 임무가 있다.

자기 본연의 모습으로 사는 것, 자신의 충만함을 찬미하는 것, 개인적인 욕구를 넘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다. 70대를 사는 사람들은 많은 동년배들이 세상을 떠난다는 것을 알고 있다. 70대는 우리가 차마 직시하고 싶지 않은 특징들, 굽어지니 자세, 주름진 얼굴, 불편한 걸음걸이, 늘어난 뱃살, 늦어진 반응 속도 청각과 시각의 장애, 검버섯으로 얼룩덜룩해진 피부 등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러나 노년은, 말하고 존재하고 자기가 믿는 그대로 행동하는 데 있어 훨씬 더 자유롭다. 자신이 살아온 과거에 만족하고 현재에 적극적이고 미래에 새로운 목표를 이루려 노력하는 70대는 젊은이들이 따르고 싶어하는 역할 모델이자 멘토다.


노인들은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는 남에게 완전히 의지하거나 생명 유지 장치에 의존해서 목숨을 유지하게 되는 것을 더 두려워한다. 자신의 죽음을 슬퍼하는 것이 아니라, 놓칠 수밖에 없는 미래를 아쉬워한다.


80대는 70대와 모든 면에서 그리 다르지 않다. 인생을 즐기면서 활기차고 탄력적인 삶을 영위하는 80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90대라는 인생의 시기를 그리 많은 이들이 경험하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점점 그 연령대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적극적인 운동과 건강한 섭생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많은 고령 노인들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고 기대 이상의 장수를 누리고 있다.


죽는다는 것은 삶의 일부다. 인생의 주기를 관통하는 긴 과정이다. 인생의 전환기는 그때마다 하나의 ‘작은 죽음’을 겪는 것과 같다. 우리는 삶의 굽이굽이마다 ‘죽어가는 경험’을 해왔기에 우리의 마지막 죽음이 어떠할 것인지에 대해 어느 정도의 느낌은 갖고 있다. 죽음의 위기는 생명이 다하는 그 순간까지 우리 삶을 표현하는 주된 수단이었던 육체가 더 이상 기능하지 않는 것이다.


100세 장수를 위하여 필요한 것들, 장수란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오랫동안 활기차게 잘 사는 것을 의미한다. 당신이 원하는 미래를 스스로의 책임하에 설계하고 사랑하는 이들이나 친구들보다 광범위한 사회와의 활발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삶에 대한 관여를 유지하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기본적으로 인생의 한 구획 속에 있느냐 혹은 인생의 전환기에 위치해 있느냐 둘 중 하나다. 인생의 구획은 당신 인생 내의 하나의 응집 단위이며, 인생의 전환기는 내면의 자아를 새로이 하고 재정비하는 시기다.


인생의 구획은 인간들이 체계와 조직으로 당신을 에워싸고 매몰하는 것인 만면, 인생의 전환기는 당신을 자유롭게 풀어주어 내면의 자아를 발견하게 하는 것이다. 둘 중 어느 것이 더 좋거나 나쁘다고 할 수 없으며 우리가 성인으로서 살아가는 데는 두 가지 모두 필요하다.

인생의 전환은 인생의 구획이 어딘가 맞지 않아 삐걱거리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우리에게 고통을 줄 때 일어난다. 따라서 인생의 전환은 내적인 강인함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며 그것을 통해 개인적인 쇄신이 이어진다.


당신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인생은 숱한 장면을 거치면서 여행하는 한 개인이다. 만일 당신이 각본을 쓰지 않는다면 누군가 다른 사람이 대신 쓸 것이고, 그러면 당신은 공생관계와 역할들을 통해 자기 인생의 항로를 알게 될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직접 각본을 쓴다면 그것은 당신의 경험과 상상력으로 이루어진, 당신의 세계를 제대로 작동시키기 위한 의도적인 플롯, 즉 당신만의 〈인생 설계〉가 될 것이다.


내가 주인공이 되느냐는 조연이 되느냐는 결국 내가 결정하는 것이다.


책 소개


『인생은 어떻게 작동되는가.』 프레데릭 M. 허드슨 지음. 김경숙 옮김. 2017.06.20. 사이. 319쪽. 15,500원.

프레데릭 M. 허드슨 Frederic M. Hudson.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 허드슨 연구소 창립, 칼라마주 대학에서 철학 공부, 컬럼비아 대학에서 의식의 역사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에서 발달심리학을 가르쳐 왔으며 록펠러 재단의 특별연구원을 지내기도 했다.


김경숙. 서울생. 이화여대 영문과 졸업.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 번역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서드 에이지 마흔 이후 30년」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