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 전쟁』

「미래경제를 지배할 5가지 금속의 지정학」

by 안서조

이 책의 부제목은 「미래경제를 지배할 5가지 금속의 지정학」이다. #리튬 #구리 #니켈 #코발트 #희토류를 내용으로 한다. 카피는 “광물 자립이 미로에 빠진 미국, 패권의 채굴을 시작하다.”이다. 광물 생산의 낮은 자급률, 환경 규제와 지역 반발 중국의 독점과 무기화, 공급망 파편화와 글로벌 경쟁을 이슈로 다룬다.


땅 아래 묻힌 광물은 그냥 광물이 아니라, 한 나라의 안보를 붕괴시킬 수 있는 강력한 무기다. 광물 전쟁이 곧 패권 전쟁인 이유다. 에너지 전환은 공짜가 아니다. 깨끗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에너지 전환은 또 다른 환경 파괴와 사회적 갈등을 낳게 된다. 불편한 진실이다. 남아메리카의 광활한 소금 사막 한가운데에서 리튬 채굴을 위해 막대한 지하수를 퍼 올리고, 콩고의 코발트 광산에서 어린아이들까지 혹사당하는 현실, 지하자원 개발로 인한 산림 훼손과 토양, 수질오염, 원주민의 희생은 친환경 기술이라는 명목하에 가려진 어두운 그림자이다. 저자는 이런 문제를 파고들어 독자에게 알린다.


희토류는 미국에도 많이 묻혀 있다. 1980년대만 해도 세계 희토류 공급의 60%를 미국이 담당했다. 그런데 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미국의 희토류 산업은 급격히 위축되고 말았다. 반대로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희토류 연구 시설을 만들었고, 미국의 기술을 습득해 오늘날 세계적인 희토류 강국이 되었다. 환경 파괴에 눈감은 중국 정부의 지원도 희토류 산업 성장의 한 배경이 되었다. 희토류는 미국의 아킬레스건이다. 환경 문제 때문에 다시 할 수도 없지만, 산업 기반 붕괴로 재건은 불가능한 상태다. 중국은 이를 잘 알고 있다. 미국이 견제할 때마다 희토류 수출 금지란 반격 카드를 내밀면서 미국의 안보를 위협한다.


핵심 광물을 확보하기 위한 싸움은 이 시대의 중대한 지정학적 쟁점이 되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도 리튬, 구리, 희토류 등 경제에 필수적인 구성 요소로 기능하는 금속들이 조달을 고민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기업의 회의실과 생산 공장뿐 아니라 평범한 가정의 식탁에서도 핵심 광물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한국은 핵심 광물을 둘러싼 국제적인 싸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강원도의 상동광산은 강철을 경화하고 전구와 항공기를 만드는 데 쓰이는 텅스텐 세계 최대 공급처 중 하나가 될 것이다. 1916년 매장층이 발견된 이 광산은 한때 한국의 수출 이익을 70%까지 책임지기도 했으나 중국산 텅스텐이 저렴하게 공급되면서 1994년 운영을 중단했다. 하지만 중국이 이 금속의 공급을 장악하면서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그 사이 중국은 한국 정부에 중국산 희토류로 제작한 상품을 미국 방산 업계에 납품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리튬이온배터리는 1977년 석유 기업 엑손의 뉴저지연구소에서 일하던 미국인 과학자 스탠리 휘팅엄 Stanley Whittingham이 발명했다. 휘팅엄과 두 동료는 2019년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노벨위원회는 “화석연료 없는 사회를 가능하게 했다”라는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초기 버전의 배터리는 리튬의 반응성 때문에 발생하는 ‘열폭주’가 문제였다. 이후 초기 버전의 배터리에 코발트를 추가하면 폭발력을 완화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일본 소니가 특허를 손에 넣어고, 1990년 충전 가능한 리튬이온배터리로 전기를 공급하는 캠코더 시리즈를 선보였다.


리튬이온배터리는 크게 양극과 음극, 전해질, 분리막 네 가지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양극은 리튬을 기본으로 설계에 따라 니켈, 망가니즈, 코발트, 알루미늄을 혼합해 만든다. 일반적으로 음극은 흑연으로 만든다. 양극과 음극 사이에는 보통 리튬으로 이루어진 전해질 용액과 플라스틱 재질의 분리막이 있다.


칠레와 오스트레일리아는 2023년 전 세계에서 리튬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이다. 이 금속을 배터리에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하는 과정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리튬 회사 중 두 곳이 중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그중 한 기업은 아타카마 소금 평원에서 세계 리튬 생산량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칠레 회사 SQM의 지분을 1/4이나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에서 구리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며 칠레와 페루를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구리를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두 배에 달하는 구리를 보유하고 있지만 자국 내 생산량은 5% 감소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니켈을 보유하고 있다. 자극 내 전기차 산업 육성을 위해 이 핵심 금속의 수출을 막으려고 한다. 미국 내 니켈 광산은 2025년이면 고갈될 전망이며 니켈 정제 공장은 하나도 없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서 한 번의 충전에도 더 많은 거리를 주행할 수 있게 한다. 전기차 배터리에는 하나당 40kg에서 60kg의 니켈이 들어간다.


콩고민주공화국은 전기차 배터리의 부식을 막는 데 쓰이는 코발트를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이다. 코발트 생산에 아동 노동을 활용하고 있어서 자동차 제조업체와 규제기관, 정책 입안자들에게 가장 큰 고민을 안기고 있다. 머스크는 2018년 코발트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테슬라 모델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아직 이루지 못했다. 미국은 2021년 자국 내 채굴량보다 14배 많은 코발트를 수입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몇 년 동안 현대적인 희토류 산업을 개척했으나 산업 전체가 점차 중국으로 이동하는 것을 방관했다. 오늘날에는 채굴과 가공을 중국이 통제하고 있다. 희토류가 없으면 풍력발전기와 테슬라 자동차, F-35 전투기를 비롯해 희토류로 만들어지는 특수 자석을 활용하는 각종 최첨단 장비도 만들지 못한다. 중국은 2019년 희토류 미국 수출을 막겠다고 협박한 바 있다. 미국에는 희토류 광산이 하나밖에 없고 가공시설은 전혀 없다.


중국은 2021년 이미 전 세계에 존재하는 기가 규모의 리튬이온배터리 공장 200곳 중 148곳을 보유했거나 건설하고 있다. 유럽에는 21개, 북아메리카에는 11개가 있다. 2029년까지 추가 건설되는 리툼이온배터리 공장 136곳 중 101곳은 중국에 들어설 예정이다. 중국은 2023년까지 전기차 공급망에서 우위를 공고히 했고 그 결과 중국 내 전기차 생산 비용은 유럽 내 생산 비용보다 약 1만 유로 저렴하다.


한국은 세계 최대 배터리 생산국 중 하나며, LG에너지솔류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주요 3대 기업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배터리 속에 담긴 광물들은 모두 다른 나라에서 온 것이다. 그 나라들이 앞으로도 계속 광물을 공급할 것인지, 그리고 우리가 그들이 치러야 할 환경적, 사회적 대가를 함께 감당한 준비가 되어 있는지, 이제 우리 사회가 함께 묻고 답해야 할 문제다.


한국은 배터리 기술과 생산 능력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지만, 광물 공급망에서는 여전히 취약하다. 전기차와 에너지 저장 장치 등 핵심 산업이 성장할수록 리튬, 니켈, 망가니즈와 같은 주요 광물에 대한 해외 의존도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칠레, 콩고와 같은 광물 부국과의 장기 계약과 투자, 공급망 다변화 전략이 시급해진 이유다.


광물 채굴이 초래하는 환경 파괴나 인권 침해 문제는 이제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장기적으로 한국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리더십을 지키려면, 책임 있는 광물 조달 체계를 구축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공급망을 만들어가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는 단순한 기업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의 전략적 선택이 되어야 한다.


북한지역 지하자원은 세계에서 최고의 풍부한 매장량이 있다고 한다. 우라늄, 희토류, 리튬 등 현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자원을 중국, 러시아에 헐값에 넘기고 있다는 뉴스도 있다. 같은 민족으로서 지하자원 분야에서만이라도 협력이 이뤄져서 다 같이 잘 사는 방법은 없을까? 정치 이념에 남북이 분단되어 총을 겨누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하 광물의 중요성을 새삼 알게 되었다. 일독을 권한다.


책 소개

『광물 전쟁』 어니스트 사이더 지음. 안혜림 옮김. 2025.05.09. (주)위즈덤하우스. 583쪽. 25,000원.

어니스트 사이더 ERNEST SCHEYDER.

로이터 선인 특파원. 미래 에너지와 운송, 광물에 관한 이야기를 취재하고 있다. 메인주 출신, 메인대학교와 컬럼비아 저널리즘스쿨에서 공부했다. AP통신 경제부 기자로 입사 2009년 로이타에 합류. 텍사스주 휴스턴 거주.


안혜림. 카이스트 산업공학과 졸업.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와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에서 석사, 박사 학위르 ㄹ받았다. 글밥아카데미 수료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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