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판도를 만든 사람들의 5가지 무한 원칙」
이 책의 부제목은 「세상에 없던 판도를 만든 사람들의 5가지 무한 원칙」이다. 이 책은 세상에 일어나고 있는 일을 ‘유한게임’과 ‘무한게임’으로 분석한다. 유한게임은 참여자가 전부 공개된다. 규칙도 정해져 있다. 게임의 목적이 상호 합의로 정해져 있으며 어느 한쪽이 그 목적을 먼저 달성하면 게임이 종료된다. 예를 들어 축구는 유한게임이다.
반면 무한게임에서는 참여자 전부가 공개되지는 않는다. 명문화되거나 상호 합의가 된 규칙도 없다. 참여자의 행동을 통제하는 관습이나 법이 있을 수 있지만 그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다. 심지어 관습은 얼마든지 깰 수 있다. 어떻게 행동할지는 온전히 참여자 각자가 스스로 정한다. 게임하는 방식도 바꾸고 싶다면 이유가 무엇이든 상관없이 언제든 바꿀 수 있다.
무한게임에서는 시간이 무한대로 주어진다. 게임에는 명확한 종료 지점이 없어서 사실상 ‘이긴다’라는 개념도 없다. 무한게임의 주목적은 게임을 계속해 나가며 그 게임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다. 제임스 P. 카스 교수가 1986년에 쓴 책 『유한게임과 무한게임: 인생은 하나의 게임이자 가능성이다』에서 알게 되었다.
무한게임과 유한게임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수록 결승선도 없고 승자도 없는 무한게임을 일상에서 더 많이 발견했다. 예를 들어 결혼이나 우정에는 등수를 매길 수 없다. 학교는 유한하겠지만 교육 자체에는 승패가 없다. 살면서 얼마나 성공했든 간에 죽을 때 인생에서 이겼다고 할 사람은 없다. 비즈니스에서 승리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승패가 갈리는 운동 경기가 아니다. 게임을 해나가는 여정 그 자체가 게임이다.
무한게임을 유한게임 사고방식으로 진행하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가장 흔히 나타나는 문제로 신뢰 상실, 협력 관계 붕괴, 혁신 실패 등이 있다. 반면 무한게임 사고방식으로 일하면 게임의 전개 양상은 현저히 나아진다.
베트남전쟁을 자세히 살펴보면 미국은 주요 전투에서 대부분 승리했다. 미군이 베트남에 주둔했던 10년 통틀어 미국은 병력 5만 8,000명은 잃었다. 반면 북베트남은 300만 명이 넘었다. 이 모든 상황을 고려하면 의문이 하나 생긴다. 미국은 이렇게 대부분의 전투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는데도 왜 베트남전쟁에서 패했을까?
베트남전쟁이 끝난 지 수십 년이 지난 어느 날, 전쟁 당시 미국 국방성 장관이었던 맥나마라가 북베트남 외교부 수석 미국 전문가로 일했던 응우옌꼬탁을 만났다. 그와 대화를 나누던 맥나마라는 비로소 미국이 베트남을 완전히 오해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미국은 베트남전쟁이 유한게임이라고 생각했다.
미국이 베트남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때 뚜렷한 목적과 명분이 없었다. 전쟁에 명확한 정치적 목적이 있어야 그걸 먼저 이룬 쪽이 승리를 선언하고 각자 집으로 돌아갈 텐데, 그럴 만한 목표가 없었다. 게다가 미국은 전쟁의 대상을 오해하고 있었다. 베트남 내전이 중국과 소련에 대항하는 대리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북베트남은 그 어떤 외세의 지배도 받지 않겠다는 강한 신념이 있었다. 미국이 베트남전쟁에서 ‘졌다’라는 말보다 전쟁을 지속할 의지력과 자원을 소진해 게임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비즈니스는 무한게임이 정의에 정확히 들어맞는다. 게임에 참여하면서도 참여자 전원을 알기 어렵고 언제든 새로운 참가자가 등장할 수 있다. 각 참여자는 어떤 전략과 전술을 쓸지 스스로 결정한다. 함께 의논해서 정한 규칙도 없다. 관련 법이 있긴 하지만 그마저도 나라마다 다르다. 비즈니스는 유한게임과 달리 시작, 중간, 끝이 정해져 있지 않다. 비즈니스라는 게임에서 결승선은 없다. 이렇게 비즈니스는 승패가 없는 무한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비즈니스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리더들이 너무 많다.
“나에게 가장 좋은 게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유한게임 사고방식이다.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게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무한게임식 생각이다. 유한게임식 참여자는 개인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행동할 뿐 그 행동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초래할지 고민하지 않는다. 무한게임식으로 운영되는 기업은 자기만 생각하지 않는다. 기업의 의사결정이 국민에게, 지역사회에, 경제에, 국가에, 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전부 고려한다. 그들은 게임 전체에 좋은 선택을 해나간다.
사람은 자신에게 중요한 사항을 먼저 말하는 습성이 있다. 전달하는 정보의 순서를 보면 그 사람이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는지 전략의 초점을 어디에 맞췄는지 알 수 있다.
최고위직 임원들의 직책은 그들의 직함을 보면 알 수 있다. Chief Executive Officer:CEO는 최고‘실행’ 책임자, Chief Financial Officer:CEO는 최고 ‘재무’ 관리자, Chief Marketing Officer:CMO는 최고‘마케팅’ 책임자, Chief Technology Officer:CTO는 최고‘기술’ 경영자, Chief Operating Officer:COO는 최고‘운영’ 책임자를 뜻한다. 지칭하는 직함에서 그들의 임무와 책임이 명확히 드러난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CEO는 흔히 최고경영자로 알고 있는 그 자리에 앉은 사람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CEO의 임무와 책임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명확한 기준이 없다 보니, ‘최고경영자’라는 말만 들어서는 마땅히 감당해야 할 책무가 무엇인지 알 길이 없다. 리더들이 자신이 Chief Vision Officer:CVO, 즉 최고‘비전’ 책임자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무한게임에서 자신이 역할을 더 잘 수행할 수 있다. 비전을 책임지는 일, 그것이 피라미드 꼭대기에 앉아 있는 사람의 가장 중요한 소임이다. 그들은 비전을 풀어야 하고, 비전을 알려야 하며, 비전을 지켜나가야 한다. 그들은 조직의 모든 사람에게 기업이 가진 대의명분을 제대로 이해시켜야 하며, 다른 최고위직 책임자들에게 각자의 위치에서 대의명분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단어의 선택은 정말 중요하다. 단어는 방향성과 의미를 부여한다. 잘못된 단어를 선택하면 말하는 사람의 의도가 왜곡되고 원치 않은 결과가 나온다. 예를 들어, 마틴 루서 킹 주니어는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고 연설했지 ‘나에게는 계획이 있습니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민권운동의 ‘최고경영자’였던 그가 책임져야 할 부문은 계획 수립이 아니었다. 그의 소임은 꿈을 꾸는 것 그리고 계획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그 꿈의 방향을 견지하도록 인도하는 일이었다.
기존의 체계를 전복하는 것은 큰 사건이다. 혁명은 위험으로 가득하다. 혁명은 갑작스럽게 일어나며 무력을 동원한다. 그리고 혁명에는 반드시 반혁명 운동이 뒤따른다. 식민지 시절 미국 시민들을 영국에 변화를 간곡히 청했다. 혁명이 동기 중 이념은 일부일 뿐이었다. 권력과 부의 극심한 불균형으로 인해 삶과 경제적 안위가 흔들리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혁명에 가담할 수밖에 없었다. 이상적인 미래 비전은 나중 이야기였다.
“좋아해요”와 “사랑해요”라는 말은 큰 차이가 있다. ‘좋아함’은 이성의 영역이다. 우리는 직장 동료를 좋아한다. 새로운 도전을 좋아한다. 우리가 하는 일을 좋아한다. 하지만 ‘사랑’은 감정이 영역이다. 사랑은 측량하기 어렵다. “당신의 배우자를 사랑합니까?”라는 질문에 “많이 좋아합니다”라고 답했다고 해보자. 이는 사랑한다는 말과는 완전히 다르다. 사랑은 한 차원 더 높다.
어떤 게임에서든 플레이하려면 의지력과 자원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자원은 실체가 있고 수치화하기 쉽다. 자원이란 일반적으로 돈을 뜻하며 기업이 선화나 시대의 기준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측정된다. 매출, 이익, 현금 흐름, 벤처캐피털, 사모펀드, 주가 등이 그 예다. 일반적으로 자원의 원천은 고객 혹은 투자자와 같은 외부의 존재이며, 자원은 기업의 건전성을 결정하는 모든 재무제표의 총합이다.
반면 의지력은 실체가 없고 측량하기 어렵다. 의지력이란 사람들이 근무하면서 느끼는 감정을 뜻한다. 의욕, 동기 부여, 헌신, 참여 욕구, 자발적인 노력 등이 의지력에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의지력의 원천은 내부에 존재한다. 리더가 얼마나 훌륭한 리더십을 지녔는지, 대의명분이 얼마나 명확하고 굳건한지 등에 영향을 받는다. 의지력은 기업이 건전성을 결정하는 모든 인간적 요소의 총합이다.
자원에는 한정이 있지만 의지력은 무한하다. 그래서 의지력을 중요하게 여기는 기업이 자원에 편중된 기업보다 궁극적으로 회복 탄력성이 더 뛰어나다. 기업이 힘든 시기가 닥쳤을 때, 의지력을 우선시하는 기업은 직원들이 단합하여 서로를 위해 주고 회사와 자원, 경영진을 지키기 위해 애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기 자신을 보호한다. 위험을 피하고 안전한 장소를 찾는다.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안전한 사람들 사이에 있을 때를 최상의 상태로 여긴다. 같은 팀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스스로를 지켜야 할 때 가장 불안해한다. 위험이 실제로 존재하든 아니면 느낌일 뿐이든 그런 곳에서는 자신감이 아니라 두려움에서 우러난 행동을 한다. 공포를 끊임없이 느끼며 근무한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두려움은 아주 강력한 동기로 작용해서 자기 자신이나 자기가 속한 조직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끌어내기도 한다.
무한게임에는 무한게임식 전략이 필요하다. 범죄는 무한게임이므로 목표는 승리가 아니다. 우리 편이 강한 의지력과 충분한 자원을 유지하는 동시에 상대의 의지력과 자원을 고갈시키는 것이다. 경찰은 절대로 범죄와 싸워 이길 수 없다. 대신 범죄자들이 범죄를 저지르기 힘들게 만들 수는 있다.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쉽고 안전하게 여러 번 반복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우고 필요하다면 그 전략을 영원히 반복한다.
윤리적 퇴색이란 한 문화 안에서 사람들이 사적인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며 비윤리적으로 행동하면서도 자신이 윤리 의식에는 문제가 없다고 착각하는 현상을 뜻한다. 윤리적 퇴색은 주로 사소하고 큰 문제가 없어 보이는 일에서 시작되며 제재를 받지 않으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복잡해진다. 윤리적인 문제는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유한게임식 기업에서 생기기 쉽다.
실적에 우선순위를 두는 유한게임 기업에서는 비윤리적 행동을 피하고자 했던 직원들도 보너스를 받거나 승진하거나 심지어 해고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을 깨닫고 굴복하고 만다. 그들은 판단력을 잃고 비윤리적인 행동을 합리화한다. “먹고살려면 어쩔 수 없다.” “다른 방법이 없다.” 등 이런 말들은 죄책감이나 책임감을 덜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스스로에게 하는 자기합리화다.
합리화 능력은 인간에게 축복이자 저주다. 인간은 모든 일을 이치에 맞게 해석하려고 하며 복잡한 문제를 이해하고 자기 행동을 돌아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어려운 문제의 해결책을 생각하고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이유도 합리적, 분석적 사고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석적 사고력을 이용해 양심에 찔리는 일들을 정당화하거나 죄책감을 회피할 수도 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서 처한 환경에 따라 다르게 행동한다. 아무리 착한 사람이라도 윤리적 퇴색이 만연한 환경에 놓이면 비윤리적으로 행동하기 쉽다.
경쟁이란 이기려고 애쓰는 행위다. 문제는 누가 더 잘났고 누가 더 못났는지 판단하는 기준을 모두 내가 임의로 설정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 경쟁에는 결승선이 없다. 그러니까 나는 이긴다는 개념 자체가 없는 게임에서 기를 쓰고 이기려고 했었다. 전형적인 유한게임 사고방식이다.
인생은 유한하지만, 생명은 무한하다. 우리는 생명이라는 무한게임이 유한한 플레이어다. 우리는 왔다가 가고 태어났다가 죽으며, 우리가 있든 없든 생명은 무한히 이어진다. 인생이라는 게임을 제외하면 어떤 게임을 하든 선택지 2개가 주어진다. 우리가 게임 규칙을 선택할 수는 없지만, 게임에 참여할 것인지, 참여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플레이할 것인지는 선택할 수 있다.
인생이라는 게임은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단 하나다. 태어나는 순간 예외 없이 게임에 참여하게 된다. 오로지 유한게임식으로 할 것인지 무한게임식으로 플레이할지만 결정할 수 있다.
인생이라는 게임의 목표는 승리가 아니라 게임의 지속이다. 그리고 타인에게 봉사하는 삶이다. 누구나 한번 읽기를 권한다. 인생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책이다.
책 소개
『인피니트 게임』 사이먼 시낵 지음. 윤혜리 옮김. 2022.04.26. (주)세계사컨텐츠그룹. 323쪽. 17,800원.
사이먼 시낵 SIMON SINEK. 2009년 TED 첫 강연에서 이야기한 ‘WHY’ 개념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며 기업 경영과 리더십에 관한 혁신적인 시각은 국제적으로 주목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