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룬에서 귀국한 후 NGO에서 계속 일을 하다가 남편이 있는 베트남으로 오게 되었다. 마침 남편이 취직한 곳이 '베트남'이었기에 나의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었다. 약 2년 간 한 NGO 단체에서 봉사단원으로, 어쩌다 나의 두 번째 현장 경험이 시작되었다. 일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한국에선 기존에 진행 중이던 사업을 관리했다면, 이곳에서는 내가 직접 사업제안서 작성부터 종료보고까지 현장에서 모두 실행했다는 점이다.
지금은 주부로 지내며 후원자들에게 쓴 어린이들의 편지를 스크리닝 하는 일을 하고 있다. 전부터 장소와 시간에 관계없이 일을 하는 '디지털 노매드'의 삶을 부러워하곤 했는데, 신기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다만 정해진 업무 시간이 없다 보니 시간 관리가 너무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요즘이다.
어린이들의 편지를 읽으면서 '나는 가진 것이 너무 많구나, 감사할 것들이 정말 많구나'를 매번 느끼게 된다. 많은 어린이들이 자신의 생일을 맞이한 것에 대해 '일 년을 더 살게 해 주신 것에 감사하다', '생일은 아무나 축하할 수 없는 건데 너무 행복하다'라고 말한다. 나에게 생일은 그저 일 년마다 당연하게 돌아오는 날인데 생일을 맞이하여 저렇게 감사할 수 있다니.. 나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수원국의 어린이들은 후원자들에게 장수를 기원한다고 말한다. 장수를 기원한다는 말이 내겐 좀 낯설게 다가왔다. 그러나 편지들을 읽다보면 생후 몇 개월밖에 되지 않은 동생이 설사로 세상을 떠나고, 언니, 오빠, 형, 누나, 부모님 등 사랑하는 가족들이 세상을 떠나는 것이 이들에겐 낯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된다. 그렇기에 어린이들은 한 해 동안 사랑하는 사람을 한 명도 잃지 않은 것에 대해 '감사'라고 말한다.
상대적으로 좋은 여건 속에 살고 있어 어찌 보면 더 오래 살 수 있는 기회를 가진 나는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더 고민하게 된다. 내일 당장 불이 나면 타고 없어질 물질적인 것에 마음을 두는 것이 아니라 어떤 가치에 마음을 두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오늘도 고민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