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마지막 같던, 우리의 계절

우리만의 플레이리스트

by 라니코


스쳐 지나갔다 다시 만나서

또다시 헤어졌다.

그 사이를 이어주던 노래,

다시 함께 듣지 못하더라도

그 순간을 기억하게 만듭니다.


그와 연락이 끊긴 지 1년이 흘렀다.

그녀는 오늘도 늘 그렇듯

학교 가는 길에 그의 동네를 지났다.

우연히 마주치는 일도 없던 그를

버스가 스쳐 지나갔다.

잠깐이었지만

그녀의 심장은 반응했다. 두근두근.

이 감정, 사랑일까?


수십 번 망설이다

이번엔 그녀가 먼저 용기를 냈다.

그의 번호가 바뀌었을지도 모르지만

망설임 끝에 문자 한 통을 보냈다.

하루 종일 휴대폰만 보지만 기다림은 길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에게서 짧은 답장이 도착했다.

“잘 지내?”


오랜만에 만난 둘은

어색함 하나 없이, 1년 전 그날처럼,

또다시 썸을 타기 시작했다.

함께 영화를 보고, 카페를 찾고, 밤바다를 걸었다.

서로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며,

친구들도 소개했다.

어쩌면 이게 그들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공식화였을지 모른다.

연인은 아니라지만

그의 눈에는 그녀만 있었고

그녀도 그런 그에게 스며들었다.


그는 그녀에게

오랫동안 불러주고 싶었던 노래가 있었다.

포지션의 I Love You.

불안정한 음정,

하지만 그보다 진심 어린 고백은 없었다.


그녀도 그에게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인디고의 사랑합니다’를 들려주었다.

그의 취향과 그녀의 목소리를 담은 노래를

CD나 테이프에 녹음해주곤 했다.


음악은

그들이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었다.

고백은 테이프에 담겨 건네졌고

감정은 멜로디를 타고 흘렀다.


그렇게 뜨겁고도 조심스럽던 3개월의 시간이 흐르고

그는 군대에 입대했다.

가슴속에 그녀의 사진 한 장을 품고.

100일, 첫 휴가.

그는 모든 시간을 그녀에게 쏟아부었다.

기다림이 만들어낸 진한 재회.


휴가는 짧았고

그는 돌아가야 했다.

그녀에게 짐이 될까 봐 두려웠던 그는

말없이, 이유 없이, 사라지는 것을 선택했다.


그렇게 또다시 이별.


“오랜만에 너를 만났지.

우연히도 버스를 기다리다가

다가가 널 부르고 싶었지만

이미 넌 차 안에 앉아있었어.

한참 후에 내게 걸려온 메시지엔

너의 따뜻한 목소리

우리가 항상 만나던 그곳에서

날 기다리고 있다고.


다시 시작해도 될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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