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을 하는 이유와 동력

<독립출판하는 디자이너: 편집디자이너>

by 곰곰출판

처음 독립출판물을 만든 건 언제인가요?

곰곰출판: 처음 독립출판물을 만든 건 꽤 오래 전입니다. 그 이야기를 하려면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가야 해요. 만화를 그리던 시절에 아마추어 만화 행사에 참여했는데요. 거기서 ‘만화 회지(혹은 동인지)’, 요즘 말로는 ‘독립출판물’을 만들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이면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책을 만드신 거네요! 오랜 기간 책을 만드는 동력이 궁금합니다.

곰곰출판: 만드는 과정은 솔직히 즐거울 때보다는 괴로울 때가 많지만, 책을 만들고 나면 그 기억이 사라집니다. 그래서 또 다음 책을 구상하게 되고요. 물론 신간을 만들면서 힘들었던 기억이 다시 떠오르긴 하지만요. 책이라는 결과물이 주는 매력이 그런 거 같습니다. 힘들었던 기억을 지워버리는 것이 책이 가지고 있는 물성의 힘인 거 같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만든 책을 보는 게 즐겁습니다. 내가 보고 싶은 이야기는 자신이 그려주는 게 제일 재미있거든요. 저의 취향은 제가 제일 잘 아니까요.


그 옛날에도 독립출판 행사가 있었나요?

곰곰출판: 네. 그럼요. 독립출판 만화 행사라고 생각하면 비슷할 거 같습니다. 2차 창작도 가능한 아마추어 만화 행사가 90년대에도 있었습니다. 창작 만화, 패러디 만화, 창작 소설을 판매하는 행사였습니다. 참가해본 행사는 지금은 없어진 ACA와 아직까지도 개최하고 있는 코믹월드입니다.


다시 창작하면서 독립출판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곰곰출판: 지금이야 만화 연재 시에 장르나 그림체, 설정 등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분위기지만, 예전에는 달랐거든요. 제가 만화 잡지에 연재하던 시절에는 요구하는 그림체와 작품 주제가 보통 정해져 있었습니다. 제가 만들고 싶은 이야기는 짧은 이야기이고, 출판 만화 형태를 희망했기 때문에 독립출판을 선택한 것은 저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과거에 독립출판물(동인지 또는 만화 회지)을 만드는 즐거움을 알았던 것도 다시 ‘독립출판’을 하게 된 이유인 거 같습니다. 독립출판은 디자이너이자 창작자로서의 저의 욕구를 만족시켜주니까요.

다른 이유로는 공모전을 준비하고 싶지 않은 것도 있었습니다. 제가 그리고 싶은 이야기가 장편이 아니라 짧은 이야기인데 그걸로 공모를 하기엔 애매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제가 만들고 싶은 이야기를 매체가 승인하는 방식으로 발표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신이 그리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라 대중이 원하는 방향으로 작품을 고민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고요. 그 경험은 과거에 했던 걸로 충분합니다.


독립출판을 추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곰곰출판: 창작자의 관점에서 이야기하자면, 자기 작품을 책으로 묶는 것은 일종의 ‘성장 앨범’ 같은 거라 아주 좋은 경험이 됩니다. 그래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면 강력하게 권하는 편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상상하는 이야기를 책의 형태로 묶어서 타인과 공유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이야기하자면, 한풀이(?)가 가능합니다.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은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맞춰 디자인 작업을 하게 됩니다. 책을 직접 만들 때는 내가 클라이언트이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디자인할 수 있습니다. 종이도 내 마음대로 고를 수 있습니다. 물론 자신에게 그 정도의 단가 제작비를 허용해야겠지만요. 저의 경우는 독립출판 작업물에 좋아하는 요소인 곰을 잔뜩 넣습니다. 곰 패턴이 들어간 면지 같은 걸로요. (웃음) 그렇게 하면 스트레스 해소가 됩니다. 귀엽거든요. 그래서 독립출판물 디자인 작업은 과정이 즐겁습니다.



DDD_project 소개

지역에서 디자인을 하며 독립출판물을 만드는 세 사람으로 구성된 DDD가 진행하는 공동 출판 프로젝트이다. 전주에서 곰곰출판을 운영하는 편집디자이너 dung LEE, 인천에서 혜동사를 운영하는 패키지디자이너 혜미, 전주에서 검이불루화이불치를 운영하는 웹디자이너 오힘은 각자의 작업을 응원하며 공동 출판 프로젝트 <독립출판하는 디자이너>를 통하여 함께 성장하고자 한다.



#곰곰출판 #독립출판하는디자이너 #DDD_project #편집디자이너 #독립출판 #1인출판 #북디자이너 #인터뷰 #디자이너인터뷰 #독립출판작가인터뷰

이전 02화책 만드는 일의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