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브런치 스토리에 도전을 하고 작가 승인을 받은 지가 꽤 오래되었습니다. 작가라는 타이틀이 주는 책임감 때문인지 아직까지 한 편의 글도 올리지 못했습니다.
브런치에서는 글을 쓰기 위해 승인이라는 절차를 통과해야만 합니다. 어쩜 이 점이 제가 글을 쉽게 쓰지 못하게 된 이유인 것도 같습니다. 자격이 주어지면 책임이 따라야 한다는 생각으로 글을 잘 써야 한다는 압박감이 생겨 버렸습니다.
10년 넘게 독서 모임을 하면서 읽고 토론하고 기록하기를 반복했습니다. 모임을 할 때면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해야 할 때가 많았습니다. 하고자 하는 말들을 잘 정리해서 조리 있게 전달해야 하지만 좀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이럴 때면 항상 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발표는 어려워.”
“난 글로 내 생각을 쓰는 게 훨씬 쉬워”
글쓰기를 시작하면서부터 이런 멘트도 버렸습니다. 생각을 글로 쓴다는 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글로 옮길 뿐인데 첫 글자부터 막혔습니다. 문장을 시작하는 데에만 몇 십 분이 걸립니다.
완성하고 나면 자기 검열을 시작합니다. 불안과 완벽주의가 발동합니다. 맞춤법이나 표현, 글의 논리를 자꾸 점검합니다. 사소한 실수 하나에도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미사여구 뒤에 나를 숨기고, 심지어 괜찮다는 평가조차도 의심을 하게 됩니다.
어느 날 인지도가 높은 유명 블로거의 글을 읽었습니다. 유독 눈에 들어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쓰레기 같은 글을 써도 된다.’
잘 쓰고 못 쓰고의 문제가 아니라 일단 글은 써야 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글을 쓸 때마다 고심하는 것이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써야 하는 게 아닐까, 재미없으면 어쩌지, 이렇게 쓰는 것이 맞는 걸까 하는 생각들로 글 쓰기를 미뤄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2026년 새해를 맞아 목표를 이렇게 정했습니다.
“묻고 따지지도 말고 일단 쓰자”
잘하려고 애쓰지 않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습니다. 글에 심폐소생술을 하듯, 글에 숨을 불어넣는 마음으로 글을 쓰려고 합니다. 작가 글쑴으로서 “그럼에도 해보며 살아가는” 마음으로 꾸준히 써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