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내 인생의 첫 번째 도전은 실패였다.
일곱 살의 나는 오매불망 기다렸던 유치원 입학식의 상처를 아직도 품고 산다. 단정하게 빗어 넘긴 머리, 가슴에 단 하얀 손수건, 그리고 어깨에 멘 노란 사각 가방. 그것은 일곱 살 인생이 마주한 생애 첫 번째 커다란 도전이었다.
“성애 유치원~~ 성애 유치원~~”
언니에게 배워둔 노래를 씩씩하게 불러 보았지만, 마음속에 가득 찬 불안은 끝내 나를 엄마에게 달려가게 했다. 나는 엄마의 다리를 붙잡고 떨어지지 않겠다는 듯 손에 힘을 주었다. 떼어 놓으려는 손길과 붙잡으려는 몸부림이 반복되었고, 결국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 이후 새로운 시작은 늘 나를 시험대 위에 올려놓았다.
나는 ‘취미 만수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것저것 벌여 놓은 취미 덕분에 지인이 붙여준 별명이다.
10년 전 어느 봄날, 햇살이 유난히 눈부신 날이었다.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한 통의 전화는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난다.
“정윤 엄마, 한 자리가 남았대.”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독서 프로그램의 정원이 딱 한 자리 남았다는 친구의 다급한 전화였다.
나는 작은 아이를 위해 초등학교 2년, 중학교 3년을 학교 도서관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그 때문이었을까, 친구는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독서 프로그램을 강력하게 추천했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새로운 환경과 사람들을 만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아이들을 키우는 일에만 마음을 쏟고 있던 때라 도서관 봉사 외에는 다른 외부 활동은 하지 않고 있었다.
친구의 전화를 받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독서 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이면 앞에 나가서 발표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자신이 없었다. 사람들 앞에 선다는 것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계속되는 권유에 거절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나는 거절의 말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얼른 나와. 내가 신청해 놓을게.”
“나랑 같이 다니자 정윤 엄마~ 어서 와”
결국은 친구의 말에 이끌려 신청을 하게 되었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과 앞에 나서야 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을 안은 채 준비되지 않은 마음으로 한 발을 내디뎠다. 그날의 선택이 내 삶을 이렇게까지 스펙터클 하게 바꿔 놓을 줄은 그때는 알지 못했다.
그렇게 취미 만수르의 좌충우돌 취미생활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