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과 검이 만나면
오늘의 타로는 두 개의 검(TWO OF SWANDS) 카드이다.
이 카드의 상징은 우유부단, 갈등, 고착상태를 나타낸다.
숨이 턱 막히는 미세먼지가 내 호흡기를 위협하고 컥컥 기침 소리만 나는 어느 날 아침. 환기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게 되는 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너무나도 애매하고 숨 막히는 날씨가 그려지고 있다. 과도한 부담감과 스트레스, 무언가를 결정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야가 점점 좁아지고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주위사람들에게도 날을 세워버리는 내 모습이 싫어지는 날이다.
그래서 오늘의 책은 [관계를 망치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 처방전]이다.
이 책은 스스로의 마음을 돌아보게 하고 어떤 것에서부터 잘못됐는지 원인을 찾아 정면으로 바라본 뒤, 앞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약국 처방전처럼 안내해 주는 책이다. 기억에 남는 문장들과 내 생각을 덧붙여 새로운 마음날씨를 그려보도록 하겠다.
감수성을 천천히 체득하여 다양한 방면으로 확장해 보면 유용하다. 꽃향기를 맡거나 조명을 감상하고, 자신의 침대 시트를 관찰하는 등 자기 주위를 둘러싼 모든 대상에게 감정을 이입해보면 된다. 일상에서 자신과 관련된 것들의 맛과 색깔을 느껴보자. 심지어 배고픔을 느낀 뒤 밥을 먹을 때 어떻게 자신이 한입을 먹는지도 체험해 보자. 일상이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일상에서 나를 찾는 유용한 처방전을 제공해 주는 것 같은 문구이다. 삭막한 현실을 살아가다 보면 마음이 텅 비어본 느낌을 받아본 적이 정말 많을 것이다. 그럴 때는 소문난 영화와 드라마를 봐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공허함과 허망함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럴 때 가장 좋은 처방전은 지금 내가 앉아 있는 의자의 감촉을 느껴보고, 샤워를 하기 전과 샤워하고 난 이후의 기분을 비교해 보고, 밥을 먹을 때 한 입 크게 넣어 30회 이상 씹어서 삼키는 것. 아주 작은 것들이 나를 살리게 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진심으로 친구를 바꿔주고 싶다면 먼저 친구의 의중을 알아봐야 한다. 어쩌면 그 친구는 그 상태에서 만족감을 느끼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문제의 인식이 있어야 변화가 쉽다.
나와 타인은 다르다. 타인과 나의 세계 역시 다르다. 틀린 것이 아니고, 누가 옳고 그른 것이 아니다. 그저 다른 섬과 섬이 모여 바다 위에서 조화를 이루는 것일 뿐이다. 잘못된 것이 아니다. 그러니 타인의 섬모양을 인정하는 것부터가 관계의 시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문장이었다. 타인과의 마찰이 있을 때 그저 관점만 바꾸면 된다. 저 사람은 이 문제를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먼저 구분 짓고 난 이후에 조화를 이루기 위한 타협점을 찾으면 된다. 문제의 본질은 같을 것이다.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냐에 따라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범위가 더 넓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의 본래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는데 압박하고 위협하게 된다. ‘이렇게 살아라, 그 생각은 잘못되었다, 왜 그렇게 삐딱하냐’ 등 문제를 지적하고 상대를 평가한다. 상대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인간 됨됨이의 근간까지 흔들어버린다. 상대를 위한 조언이라는 단서를 붙이지만 상대가 예민한 사람이라면 위협이나 협박으로 받아들인다.
상대의 섬 모양은 이렇게 생겼다는 것을 인정한 뒤 그 섬 모양이 이상하다며 공격적인 말을 하여 그 섬을 파괴하려는 것은 상대를 부정하고 자신이 옳다는 생각에 갇혀 있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상대의 섬 모양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면 되는지에 대한 생각은 아마 평생 숙제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최선의 방법 중 하나는 상대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그저 받아들이는 것, 인정하면 상대가 세상을 이해하는 대로 소통하다 보면 나 역시 상대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저 ‘그렇구나 ‘ 이 말 한마디가 상대의 섬 모양을 존중해 줄 수 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언젠가 상대를 진심으로 존중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책과 함께 할 타로 카드는 여섯 개의 검(SIX OF SWANDS)이다.
이 카드는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두고, 과거를 과거에 두고 앞으로 나아간다는 상징을 나타낸다.
이 책을 읽으면 과거의 트라우마와 지워지지 않는 상처들이 여전히 시간이 흘러도 계속 끌려오면서 나를 괴롭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과거의 내 모습을 현재로 데리고 와서 꼭 안아주고 위로해준다음 이제 과거의 나를 아프지 않은 환경에 두고 새 출발하는 내 모습을 그리며 이 책을 완독 하게 되었다. 말처럼 쉽지 않은 여정이고 평생 해야 할 반복 과제인 것을 안다. 그럼에도 타인과 조화를 이뤄 사랑을 나누고 희망을 나누고 때로는 다투기도 하면서 홀로 이 과정을 버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미세 먼지로 하늘이 노랗게 된 날 내 마음도 답답하고 숨쉬기 버거울 때 산소마스크 하나 나눠주는 타인이 있다면, 웃으며 그 황사가 지나갈 때까지 버티고 다시 맑게 피어오르는 새 생명들과 푸르른 하늘을 보며 마스크를 벗고 다시 걸어가는 희망찬 새 날이 그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