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에 겨워

갈증

by 오렌지샤벳


외로움이

외로움에 겨워

다른 외로움을 홀렸다


외롭기 때문에 외롭기 싫어

외로움을 붙들고

몸을 비비고 입을 맞추며

뜨겁게 껴안았다


외로움과 외로움이 만나면

외로움만 커질 뿐이라는 걸

외로움밖엔 나지 않는 걸 몰라

또 외로움을 잉태하고

외로움을 낳고...


벗어나려고 하면

더 붙들리고 마는 덫처럼

외로움만 세상에 내보낸다


너를 닮고 나를 닮은 외로움들이

외로움에 몸부림친다

외로움이 태생인 것을 알지 못하니

몸부림치면 나아지는 줄 안다

외로움이 가득한 세상에서

뭘 그리 찾는지

어제도 그제도 아프게 부서진다


생명이 모두 외로운 것을 알리 없으니

자꾸만 외로운 것들끼리 부서진다

외로운 존재들이

세상이라는 우물과

시간이라는 물 위를

끊임없이 부유하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이해받을 수 있다고

인정받을 수 있다고

외로움을 벗어날 수 있다고

열심히 떠돌아봐야

모두 따로 떠돌 뿐이라는 걸 알지 못한다


먼지 앉은 물 위로

또 새로운 물이 쪼르르 떨어지면

혼돈 속에 뒤엉키면서도

하나가 될 거라는 헛된 기대는

소용돌이 속에서 몸부림친다


다시 고요해진 우물 속

새로운 외로움들도

둥둥 떠돌기 시작한다

영원히 하나 될 수 없는 것들의 유영을

멍하니 바라본다


갈증이 밀려온다

후 입김을 불고 공허를 마신다

피하지 못한 외로움이

꼴깍대며 넘어간다

외로움을 삼키는 중이다

마셔도 마셔도 채워지지 않는 목마름


사진출처:pixabay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