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증
외로움이
외로움에 겨워
다른 외로움을 홀렸다
외롭기 때문에 외롭기 싫어
외로움을 붙들고
몸을 비비고 입을 맞추며
뜨겁게 껴안았다
외로움과 외로움이 만나면
외로움만 커질 뿐이라는 걸
외로움밖엔 나지 않는 걸 몰라
또 외로움을 잉태하고
외로움을 낳고...
벗어나려고 하면
더 붙들리고 마는 덫처럼
외로움만 세상에 내보낸다
너를 닮고 나를 닮은 외로움들이
외로움에 몸부림친다
외로움이 태생인 것을 알지 못하니
몸부림치면 나아지는 줄 안다
외로움이 가득한 세상에서
뭘 그리 찾는지
어제도 그제도 아프게 부서진다
생명이 모두 외로운 것을 알리 없으니
자꾸만 외로운 것들끼리 부서진다
외로운 존재들이
세상이라는 우물과
시간이라는 물 위를
끊임없이 부유하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이해받을 수 있다고
인정받을 수 있다고
외로움을 벗어날 수 있다고
열심히 떠돌아봐야
모두 따로 떠돌 뿐이라는 걸 알지 못한다
먼지 앉은 물 위로
또 새로운 물이 쪼르르 떨어지면
혼돈 속에 뒤엉키면서도
하나가 될 거라는 헛된 기대는
소용돌이 속에서 몸부림친다
다시 고요해진 우물 속
새로운 외로움들도
둥둥 떠돌기 시작한다
영원히 하나 될 수 없는 것들의 유영을
멍하니 바라본다
갈증이 밀려온다
후 입김을 불고 공허를 마신다
피하지 못한 외로움이
꼴깍대며 넘어간다
외로움을 삼키는 중이다
마셔도 마셔도 채워지지 않는 목마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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