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부모됨 시리즈] 철든 어른으로 도약함. 편
음... 그렇다면,,
'어른'은 어떤 사람을 가리키는 걸까?
어른.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
이라고 국어사전에 써 있다.
그래,
다 자란 사람이라고, 다 어른일 수는 없지.
아무래도 그 뒤에 붙은 책임을 "질 수 있는" 에 방점이 더 찍혀야 할테고,
이걸 행할 수 있는 어른은 생각보다 많지 않으니까.
책임은 내가 선택한 것에 대한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부모가 되는 것은 나의 선택이었기 때문에
나는 부모로서 아이를 사랑하고 보살필 의무가 있다는 명제가 성립한다.
문제는 이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이다.
아이 키우기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작업이 아니라는 얘기이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뭐 하나 내 맘대로 할 수 있는게 없다.
고집부리는 아이도 힘들지만,
아이가 잠을 안 자거나, 안 먹거나, 특히 아프면,
정말 애간장이 녹는다.
걷기만 했으면 좋겠더니,
어린이 집만 들어갔으면 좋겠더니,
초등, 중등,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좋겠더니,
대학에 들어만 갔으면 좋겠더니,
취직만 잘하면 좋겠더니,
결혼만 잘하면 좋겠더니,
아이만 잘 낳고 잘 키우면 좋겠더니...
아이가 자라면서, 그 순간만 좀 지나고 애가 크면 이 삶이 조금은 더 나아질 것 같은데,
막상 키우다보면,
한도 끝도 없다.
나는 애들을 키우면서 제일 힘들었던 게
내 성질을 죽이고 참으면서 그 순간을 버티는 것이었다.
나의 인내심의 끝은 어디인가.
아이는 내 인내심의 한계를 매일 갱신시켰다.
어떨 때는 너무 짜증나고 힘이 들어서 눈물이 터지기도 했다.
참고 참고 또 참지, 울긴 왜 우나...
하아....
그래도 뭐 어쩌겠나. 내가 저걸 키워야하는데.
36살이 16개월한테 참으라고 소리지를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내가 참아야 한다.
잘 달래야 한다.
때로는 야단도 쳐야겠지만,
무조건 사랑해줘야 한다.
사실은 참는 게 아니다.
그냥 아이가 태어난 그대로, 아이의 있는 그대로를 온전히 존중하고 수용하는 것이다.
내 사견이 들어가기 보다, 내 판단이 들어가기 보다, 아이의 선택을 존중하는 거다.
아닌 건 아니라고 단호하게 얘기해줘야 하는 훈육 시간 조차,
아이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내 욕심을 채워서는 안되는 거다.
그래서 부모 노릇이 어려운거다.
내 마음대로 안 되는 아이를 키우면서 절망하고 흘리는 눈물만큼
나도,
아이와 함께 성장하고 또 어른이 되어가는 것 같다.
세상의 모든 부모들, 화이팅!!
* 본 '부모됨은 ____이다.' 시리즈는 2020년 12월 발행된 학술지 『 영아기 첫아이를 양육하는 어머니의 부모됨 인식에 대한 개념도 연구_열린부모교육연구 14-4-7(심위현,주영아) 』 를 모티브로 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도출된 참여자들과의 인터뷰로 다듬어진 '부모됨에 대한 88개의 새로운 정의들(최종진술문)'을 인용해, 심리상담과 부모교육 현장에서 느낀 나의 인사이트들을 정리해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