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가비는 사소한 것에도 칭찬을 많이 한다.
나는 칭찬을 잘 못한다. 있는 그대로도 잘 표현을 못하는 것 같다.
승무원은 일상에서도 감정 노동을 잘할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잘하지 못한다.
나는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지만 칭찬을 받아서 어깨가 한없이 올라갔던 기억은 딱히 없다. 그래서인지 칭찬하는 방법을 잘 모를뿐더러 칭찬에 서툴다. 부모님 칭찬에 목마름을 모른 체 어른이 된 것 같다.
그런데 용가비와 같이 살면서 이 칭찬이 우리 둘 사이의 큰 숙제였다. 용가비는 아침 내내 거실 바닥 청소도 깨끗이 해 두었고 재활용 쓰레기 정리도 끝냈고 나무에 물도 챙겨서 주었고 식기 세척기도 돌려놓았다. 그런데 나는 어쩌면 싱크대 개수대 정리를 안 한 것만 눈에 들어오는 것일까? 용가비는 오늘도 말한다.
"잘한 거 칭찬부터 하라고."
나참 내가 선생님도 선배도 그렇다고 연장자도 아닌데 웬 칭찬? 참 잘했어요. 도장이라도 찍어줘야 하나?.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어차피 용가비 아니면 내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 말이다. 이런 일로 칭찬하는 것이 나는 어색하다.
그런데 칭찬을 받은 나는 조금씩 변해 가는 것 같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서 사람이 유연해졌달까?
그래서 주변사람들을 동료들을 무엇보다 용가비를 이해하고 장점이 무엇인가를 애써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 밤에는 꼭 용가비를 칭찬하리라 나는 다짐한다.
"발가락이 참 예쁘네. 좋은 점이 팔에 일곱 개나 있네"
라고 말이다.
달콤한 별사탕처럼 나도 이제 칭찬하는 사람으로 바뀌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