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 후기
제목: “이 나이에 무슨 작가?”… 그런데 말입니다.
“불합격.”
감독관의 소리가 뇌리를 강타했다.
지게차를 내려오면서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에이, 뭐... 한 번에 되겠나.”
입으로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지만, 속은 조용히 저릿했다.
며칠 전까지 매일 아침 커피 한 잔을 책상 위에 두고
지게차 교재를 펼치는 것이 일상이었다.
형광펜으로 줄을 긋고, 작게 ‘암기’라고 써넣던 메모들.
실기 연습장에서 낯선 기계를 조심스럽게 조종하던 손끝.
몸도 어색하고, 마음도 낯설었다.
하지만 이상했다.
어느 순간부터 그 낯섦이 나를 살아 있게 했다.
그리고 두 번째 도전,
합격 판정을 받았던 그날.
나도 모르게 입술에 미소가 번졌다.
어느 누구에게도 자랑하지 않았지만,
내 마음속에서는 오래 잊고 있었던 “괜찮아, 잘했어.”라는 말이 다시 들렸다.
그 무렵이었다.
당근마켓을 훑다 스친 글 하나.
‘동네 글쓰기 모임’
손가락이 멈칫했고, 마음 한구석이 움찔했다.
“글… 나도 쓸 수 있을까?”
제대로 된 글을 써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한참을 머뭇거리다 댓글을 달았다.
참여해보고 싶습니다.
첫 모임 날, 노트북을 가방에 넣고
카페 문을 밀고 들어섰다.
다들 나보다 젊어 보였다. 괜히 쑥스러웠다.
“오늘 어떤 글을 쓰셨어요?”
글을 한 편씩 써 오기로 했었다.
누군가 내게 말을 걸었다.
나는 조심스레 노트북을 펼쳤고,
돌아가면서 자신이 작성한 문장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좋네요. 문장이 참 따뜻해요.”
그 말 한마디가, 나에게 용기를 주었다.
그날 밤, 집에 돌아와 혼자 작은 박수를 쳤다.
‘글, 나도 써도 되는구나.’
그 다음은 자연스러웠다.
몇 주에 걸쳐서 글을 쓰고, 다시 고치고 …
그러는 과정을 여러 번 거쳤다.
그동안 온라인으로 진행하다가
마지막에는 오프라인으로 모이기로 했다.
그 날 조심스럽게 브런치 작가 신청서를 작성했다.
자기소개 칸 앞에서 한참 멈춰 있었다.
“나는 어떤 글을 쓰는 사람인가.”
그 문장을 몇 번이나 지우고 다시 썼다.
며칠 뒤, 메일함에 도착한 한 줄의 제목.
[브런치 작가 승인 안내]
그 순간, 핸드폰을 든 손이 가볍게 떨렸다.
마음속에서 두근두근— 오래전 첫 발표를 기다리던 학생처럼,
설레는 긴장감이 솟구쳤다.
브런치에 접속해 보니,
내 이름으로 된 서재가 있었다.
빈 공간이었지만,
나는 그 자리를 가만히 바라보며 속삭였다.
“이제 나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었구나.”
그날 저녁, 창문을 열었을 때
바람이 달랐다.
북쪽에서 불어온 찬 기운이 코 끝을 스쳤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은 따뜻했다.
무언가를 해낸 사람만이 아는 온기였다.
이제 나는 아침마다 글을 쓴다.
커피를 옆에 두고, 생각을 천천히 풀어내며
하루를 살아가는 새로운 방식을 배워가고 있다.
2025년,
이 도전은 내 삶을 조용히 바꾸어 놓았다.
“이 나이에 무슨 작가냐고?”
나도 그랬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말입니다. 외람되지만 지금 나는 작가로 살아가려 한다.
그리고 도전은 아름다운 것이다. 비록 60 중반의 나이이지만 계속해서 도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