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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npro Sep 25. 2023

영화리뷰 #4. 오펜하이머 감상평

다르게 보이지만 너무나 닮은 두 인물.

서론

 

오랜만에 글을 작성하게 됐네요. 최근, 일상에서 '소용돌이'처럼 존재하는 여러 일들을 처리하느라 스스로 중심을 유지하지 못해 여유롭지 못했습니다. 일상에서 '소용돌이'처럼 존재하는 일이란,  삶을 영위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처리해야 하는 일을 말합니다.


생계를 위해 필요한 돈

또한, 대부분 이러한 일들은 '돈'과 직결됩니다. 참 아이러니합니다. 인간은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돈'을 발명했지만 이제 삶 그 자체보다는 '돈'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순서가 뒤바뀐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씁쓸합니다.


아무튼, 다시 약간의 여유를 되찾게 되어 글을 작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최근에 봤던 영화 <오펜하이머> 감상평을 작성하고자 합니다.

약 한 달 전, 집 근처에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영화 오펜하이머를 감상하였습니다. 한국에서 워낙 유명한 감독의 영화이기도 하며 개봉하기 전에도 많은 관심을 받았던 영화인지라 기대가 되었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놀란 감독이 전기 영화를 만든다고?


라는 생각이 들어 호기심이 동하기도 하였죠.


개인적 감상평


영화를 감상한 후, 놀란 감독의 팬으로선 매우 만족했습니다. 하지만 팬이 아닌 대중의 시선에서 바라보았을 때 이 영화는 호불호가 있겠다고 생각했던 점도 사실입니다. 영화 화법의 불친절함. 극 중 등장하는 다수의 인물들로 인해 발생하는 혼란스러움, 과도하게 긴 러닝타임, 기타 등등 언급한 이외에도 여러 문제점이 존재할 겁니다. 물론 놀란 감독의 작품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분들에겐 이러한 점은 단점이 될 순 없겠죠:) 그는 항상 자신의 작품 세계를 관객에게 납득시키는 방법으로 영화를 제작해 왔으니까요.


해당 영화를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는 영화의 시대적 배경에 관해 어느 정도 알아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감상하기 전에 예습이 필요한 영화를 선호하진 않습니다. 영화는 직관적이어야 한다는 철학이 있습니다).


 또한, 거시적인 역사 흐름뿐만 아니라 시대의 급류 속에서 흐름을 선도했던 여러 인물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다면 더욱 이 영화를 깊이 즐길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오펜하이머라는 인물을 다루기도 하지만 오펜하이머 한 개인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 그로 인해 야기된 연쇄작용이 극을 이끌어가는 중심 소재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오펜하이머와 스트로스


저의 감상 포인트는 스트로스와 오펜하이머 두 인물 간의 갈등과 오펜하이머라는 인물 내면 속에 상충된 두 감정의 충돌이었습니다. 즉, 인물 관계에 집중해 해당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극 중 초반 오펜하이머라는 인물은 오만하고 이기적인 동시에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입니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지도교수 살인미수 사건과 불륜 관계입니다. 케임브리지 학생 시절, 그는 사과에 독(시안화칼륨)을 주사하여 지도교수를 죽이려고 했을 정도로 불안정했습니다.


이러한 기행 이면에는 열등감 등 내면적인 문제와 환경적인 요인이 존재했겠지만 이를 감안해서 보더라도 명백한 범죄 행위이기에 참,, 보는 내내 여러모로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신적인 결함을 제외하고서 보면 그는 매우 우수한 사람입니다. 소위 천재의 전형이죠.


하지만, 스트로스라는 인물은 한 영역에서 천재성을 보이진 못하는, 오펜하이머의 기준에선 지극히 평범한 인물입니다. 특정 영역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단초로 창조성을 보이는 소수의 천재 부류와는 거리가 멀죠. 스트로스는 이미 존재하는 체제를 수단으로 사사로운 이익을 추구하는 인물에 가깝습니다.


또한, 두 인물은 대조적인 동시에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인물 모두 이기적인 동시에 개인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타인의 안위를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이 닮았습니다. 오펜하이머는 유부남임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성적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불륜을 저지르며 원자폭탄의 살상능력을 강조하기 위해 히로시마에 원폭을 투하하기 직전까지도 충분한 높이에서 투하해야 한다는 점을 계속 강조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스트로스 역시 비슷합니다. 오펜하이머가 자신을 몰아내려 한다고 판단하여 그를 무너트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죠.


매우 상징적입니다. 너무나도 달라 보이는 두 사람. 두 인물의 차이점을 강조하기 위해 연출적으로 컬러 흑백의 배치로 분리시켜 놓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두 사람은 너무나 닮아 있습니다.


결론


개인적으로 놀란 감독이 지도교수가 먹을 수 있는 사과에 시안화칼륨을 주사하는 오펜하이머의 모습을 굳이 왜 넣었을까?라는 생각을 꽤 오랫동안 하였습니다.


단순히 오펜하이머라는 인물의 다양한 면을 보여주기 위해서일까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해당 행동이 오펜하이머가 저지른 실수의 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이 행동이 핵분열의 시작이라는 것이죠.

오펜하이머가 가진 열등감


우월의식은 열등감과 매우 닮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타인을 자신보다 뒤떨어진다고 평가하고 우월감을 느낀다면 오히려 그 사람은 누구보다 열등감과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에서 타지로 유학을 간 오펜하이머는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자신보다 비범한 사람을 얼마나 자주 목도했겠습니까. 만약, 오펜하이머가 열등감을 느끼는 자신을 온전히 수용했더라면 적어도 스트로스를 무시하고 업신여기는 행동을 하진 않았을 것입니다. 오펜하이머의 청문회가 열릴 일도 없었겠죠. 결론적으로, 저는 타인을 본인의 잣대로 평가하지도 확언하지도 말자는 생각을 하고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다음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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