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이 되면 뭔가 달라질 줄 알았다. 조금은 자유로워지고, 조금은 어른스러워질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그 나이를 지나보니, 가장 먼저 느껴진 건 고립감이었다.
이전에는 누군가가 해답을 주고 누군가가 나를 지켜주는 일이 당연했다.
하지만 이제는 “너가 선택해야 해”,“너가 책임져야 해”라는 말이 어른 이라는 이름이라는 말로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누구도 설명해주지 않았고,누구도 도와주지 않았다.
화창하게 보이던 세상은 조금씩 낯설고 무서워졌다.
어디에 기대야 할지 모를 만큼,나는 작아졌다.
친구들과 웃고 떠들어도 혼자가 되는 순간,마음 한쪽이 텅 빈 듯 허전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괜히 울컥했던 날이 많았다.
잘못하면 잘못할수록 한없이 작아지고, 실수투성이인 나를 보며 짜증도 나고, 서러움도 밀려왔다.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 적도 없고, 배운다 해도 이게 맞는 건지 모르겠는 시간들.
그 안에서 나만 뒤처지는 것 같아 더욱 외로웠다.
지금도 그때와 크게 다르진 않지만, 이 고요하고 낯선 시간이
조금은 익숙해졌다는 것만으로도 스스로를 다독여줄 이유는 충분하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르지만,
속도는 모두 다르다.
누군가는 빠르게 걸을 수 있고,
누군가는 잠시 멈춰 설 수도 있다.
그리고 나도, 너도, 그 멈춤 속에서 천천히
자기만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니 오늘도 작은 발걸음이 모여 결국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걸
잊지 않기를.
"괜찮아, 느려도.
아직은 울타리 밖이 낯선 시기일 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