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하는 사람의 마음

아보스_갈등을 줄이는 말

by 봄이
당신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하겠습니까?


은행, 일 년에 한 번 갈까 말까 하는 곳이 된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업무를 손가락 몇 번이면 해결할 수 있는 시대에 사는 덕에 실로 몇 년 만에 은행에 들렀습니다. 그래서인지 오래 기다리면서도 신선하고 새로웠습니다. 아직도 어르신들은 은행을 많이 이용하신다는 것을 눈으로 보며, 오프라인이 있어야만 하는 이유도 생각해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주 볼 수 있는 광경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한 부스에서 언성이 높아지고 있었습니다.




아니, 대체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 거예요?


한 부스에서 목소리가 커져서 고개를 돌렸더니, 어르신 한 분이 화가 나 있었습니다. 이 통장에 있는 이 잔액을 저 통장으로 옮기는 비교적 단순한 업무를 하시는 듯했는데 생각보다 꽤 긴 시간 기다리셨나 봅니다. 그리고 그러한 업무를 본 게 한두 번이 아닌 듯하셨어요. 그런데 이렇게 오래 걸린 적은 처음이신 듯했고요.


대답이 궁금해졌습니다. 무슨 까닭일까.


그러나 아무런 대답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더욱 집중해서 그곳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어르신은 몇 번이고 소리를 내셨고, 그제야 그 직원 분은 '잠시만요 이게...' 이 말만 중얼거렸습니다. 주변 직원 분들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다.

그때 제 머릿속에는 상대 감정 인정, 답변한 줄, 이유, 예시, 환언 및 약속. 이런 구조가 머릿속에 떠올랐어요. 그래, 곧 대답하겠지, 대답할 거야. 혹은 업무가 거의 처리되었겠지. 하지만 그 업무는 제가 다른 부스에 업무를 보러 갈 때까지 이어지는 듯했습니다.



고객님,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처리 시간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오늘은 이러한 문제로 처리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정확한 이유는요... 5분 정도 걸릴 것 같은데 시간 조금만 더 주실 수 있을까요?"

이 말을 제가 대신해주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궁금합니다. 어떠한 이유로 그 업무는 그렇게 지연되었던 걸까요. 아마 당사자 어르신은 굉장히 답답하셨을 것입니다. 기존에 자주 하던 업무고, 분명 차이가 있으니 화가 나신 것 같았거든요. 이유에 대해서는 당연히 알아도 될 상황인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아무런 이유도 모르고 무작정 어떠한 상황에 맞닥뜨리기를 요구받았을 때 감정이 더 요동치기도 합니다.


물론 그 직원 분도 어떠한 이유는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초조했을 거고요.

그러한 상황을 조금이나마 편안하게 만들기 위해 우리는 말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성과 감성을 갖고 사는 사람으로서 어찌할 수 있는 이성적인 상황을 우리는 감성으로 풀어갈 수 있습니다. 말에 감성과 이성을 적절하게 조화시킴으로써 서로를 이해하는 상황과 마음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이지요.






말에는 힘이 있습니다. 나의 마음을 진심으로 표현하고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것을 나누게 합니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안에서 생길 수 있는 갈등, 그리고 기쁨 등 공동체 의식을 고양시켜 주는 게 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말을 어렵지 않게, 마음을 표현하고 설명하는 귀한 수단으로 이용할 때 우리는 더욱 서로를 이해하게 됩니다. 또한 그러한 말을 주고 받을 때 우리가 지탱하고 있는 이 삶 또한 한층 더 따뜻해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