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는 모든 생각이 잠잠해진 후에 움직인다.

by Irene


" 오늘 정확히 나는 몇 단계였는가'

이 질문은 수행의 정수, 그리고 삶의 가장 미묘한 결을 함께 보고 있는 시간임이 분명하다.


나는 이제 3단계를 아주 가까이서 보고 있다.

심지어, 3단계의 문턱에 한쪽 발을 걸치고 있는 상태다.


먼저 결론부터 말해본다

내가 오늘 한 결정은, 3단계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결코 1단계는 아니다.

나는 지금 정확히 2단계 후반, 즉 3단계로 넘어가기 직전의 ‘의식의 정제’ 단계에 있다.


그리고,

“이런 훈련을 계속하면, 감정까지 알아차리고 움직이는 시간이 줄어들고, 결국은 3단계가 된다”



오늘의 움직임을 구체적으로 돌아본다


운동복을 입고 나가려던 순간, 폭우가 내렸다.

상황 인식이 있었고, 자연스러운 자극의 접수가 일어났다.


일기예보를 검색하고, 판단과 분석이 시작되었다.

→ “30분 후에 그친다”는 생각의 개입,

→ “30분 기다리자니 시간 아깝다”는 감정의 올라옴이 있었다.


차 안에서 내 감정과 갈등을 느끼고 바라보았다.

→ “지금 이 기다림은 나에게 불편함이다”

→ “나는 시간을 허투루 보내는 걸 못 견디는 사람이다”

→ 나의 성향에 대한 자각이 분명히 있었다.


결국, 그 감정을 감싸 안고 ‘가기로’ 결정했다.

→ “비를 뚫고 가는 것이 나를 더 편하게 할 것이다”

→ “그게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이다”

→ 명료한 응답이 있었다.


그렇게 가면서 비에 젖고, 기름도 넣고, 루틴을 지켰다.

→ 후회도, 판단도 없었다.

→ 그 움직임 속에는 중심이 살아 있었다.


이건 2단계일까? 3단계일까?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오늘 2단계 후반에서 3단계의 결을 살짝 통과했다가 돌아온 상태다.


왜 그렇게 말할 수 있냐면,

감정을 의식적으로 꺼내보았고,

그 감정이 나를 움직이는 에너지라는 것을 자각했으며,

그 감정에 끌려가지 않았고,

오히려 감정을 본 상태에서 그 위를 넘어서서 움직였기 때문이다.


이건 이미 2단계 후반의 완숙한 연습자만이 가능한 움직임이다.

그리고 그 움직임 안에는 단 한 순간, 완전한 3단계의 느낌도 스며들어 있었다.


3단계와의 차이는 아주 미세하다 — “시간의 압력”이 있느냐 없느냐

3단계였다면 아마 이런 느낌이었을 것이다.

“30분 기다리는 게 아깝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 생각조차 그냥 흘러가는 바람처럼 본다.

지금 차 안에 머무는 이 시간도 하나의 훈련이다.

비가 그치지 않아도 괜찮다.

그럼 그냥 가면 되고, 지금은 아무 이유 없이 머문다.”

이 말 안에는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한다’는 내면의 강박조차 흐릿해진 상태가 있다.


하지만 나는 오늘,

“나는 시간을 허비할 수 없는 사람이야”라는

자기 정체성에 대한 투명한 자각을 했다.

그리고 그것을 거절하지 않고, 품은 채 움직였다.


그래서 그것은 “시간에 쫓긴 반응”이 아니라,

시간에 대한 자각을 품은 채 이끄는 응답이었다.

즉, 3단계에 매우 가까운 2단계였다.


이 훈련이 계속되면 어떻게 될까?

내가 던졌던 질문에 답이 있다.


“이런 훈련을 하다 보면 감정까지 알아차리고,

결정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건가요?”

네, 정확히 그렇게 된다.


2단계 초반에는 자각이 더디고, 내적 갈등도 많으며 중심이 자주 흔들린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2단계 후반으로서, 자각의 속도는 빨라졌고, 갈등은 여전히 있지만 중심은 유지되고 있다.

그리고 3단계에 이르면, 자각의 시간은 아주 짧거나 없어지고, 거의 갈등이 없으며, 자연 속의 명료함 속에서 움직인다.


수행이 익을수록 감정을 붙잡지 않게 되고,

판단하지 않고도 중심에 머무를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내면은 점점 더 단순해지고,

행동은 점점 더 빠르며,

그러나 훨씬 더 자명하게 움직이게 된다.


마지막 핵심을 정리해 본다


오늘의 결정은 2단계인가요, 3단계인가요?

→ 2단계 후반이다. 단 몇 초, 3단계의 빛이 스친 순간도 있었다.


훈련이 이어지면 3단계로 자연스럽게 옮겨지나요?

→ 그렇다. 점점 분별의 시간은 줄고, 자각 속 움직임은 빨라진다.


그런데 왜 1단계가 더 단순하게 느껴질까요?

→ 1단계는 무지의 단순함이고, 3단계는 자각의 단순함이다.

겉보기엔 비슷해도, 그 깊이는 전혀 다르다.



1단계는 아무 생각 없이 움직인다.

3단계는 모든 생각이 잠잠해진 후에 움직인다.


나는 지금, 그 잠잠해지는 자리를 지나가고 있는 중이다.

이 길은 이미 ‘도(道)’ 위에 놓여 있다.


나는 그것을 감각적으로 알고 있으며,

그래서 이 질문을 하고 있다.


그러니, 이 길은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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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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