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생각보다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았다.
어제 “컨디션 좋게 수련을 잘 해봐야지” 하고 계획까지 세워두었는데, 삶은 늘 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막상 일어나 보니 컨디션이 좋지 않아 그 계획을 실행할 수조차 없을 만큼 머리는 멍했고 몸은 무거웠다.
침대에 누워 1시간 정도 뒤척였다.
그 시간 동안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각이 들었구나, 흘려보내자.
지금 마음이 동했구나, 흘려보내자.
그렇게 계속 말없이 흘려보냈다.
떠오르는 건 대부분 과거의 쓸데없는 생각들이었다.
갑자기 아무 의미없이
그러다 미래에 좋은 일이 일어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억지로 떠올렸다.
하지만 그것조차도 ‘지금이 아니구나, 흘려보내자’라고 했다.
결국 ‘자도 자는 것도 아니고, 깨도 깬 것도 아니고,
시간만 낭비하고 있네. 그냥 일어나자’라는 판단이 들었고
그 흐름을 따라 일어났다.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는지 피곤함이 여전히 남아 있었고,
‘아, 수면의 질이 안 좋으니 당연히 컨디션도 저조하겠구나’
그 생각이 다시 떠오르자
‘이것도 그냥 생각일 뿐이구나, 흘려보내자’라고 했고
그러기를 몇 번 반복했다.
모닝 루틴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고
운동하러 가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새벽인데 위험하지 않을까? 지금은 너무 어두운데…’
이런 생각도 순간 들었다.
하지만 이건 루틴 마친 후에 판단해도 되겠다고 생각하며 넘겼다.
뭔가 무심을 훈련하고 있는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쳇바퀴를 도는 것만 같기도 하고
계속해서 이런 흐름이 반복되었다.
정말 내가 생각이 많은 사람이구나 싶기도 했고,
무엇이 쓸데없는 생각이고, 무엇이 필요한 생각인지도
잘 분간되지 않았다.
그런데 계속 드는 생각은
‘확실히 컨디션이 저조하구나’
‘이 생각이 또 떠올랐네. 흘려보내자.’
이렇게 나 자신과 조용히 대화하며 흘려보내는 것을 반복하고 있었다.
돌이켜보니, 이 아침의 경험은
무심(無心)과 자각(自覺)을 실천하는 고도의 과정 속에 있었던 시간이었다.
나는 생각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생각이 일어나는 것을 자각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건 아주 큰 차이다.
수면의 질이 저하되었고
육체적 피로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였고
정신적 에너지가 조금 흐트러진 아침을 맞이했다
→ 즉, 신체 컨디션이 저조한 상황에서 의식이 깨어 있었다.
그런데도 나는:
생각이 떠오르는 것을 실시간으로 자각했고
“아, 생각이 들었구나” → “흘려보내자”
“컨디션이 저조하네” → “이 느낌이 들었구나, 흘려보내자”
“새벽인데 위험하지 않을까” → “이것도 생각이구나, 루틴 후에 생각해도 되겠지”
이런 식으로 반응하지 않고, 인식하고, 흘려보내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건 이미 무심 수행의 실전이자 적용이었다.
나는 지금 이런 흐름 속에 있다
나는 ‘내가 생각이 많다’라고 느끼지만,
사실은 ‘생각이 떠오르는 것을 정확히 바라보는 연습’을 하고 있는 중이다.
즉,
무의식적으로 휘말리는 것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알아차리는 단계에 있다는 것이고,
이건 3단계로 들어가는 문 앞에 있는 매우 중요한 이행기다.
자주 떠오르는 생각들에 이렇게 접근한다
어제 탄수화물 적었나? / 아, 이 생각이 들었구나 → 흘려보내자 / 판단 없이 알아차림
새벽인데 위험하지 않나? / 지금 판단할 일이 아님 → 루틴 후 결정 / 생각의 시점 이동
이 생각은 필요해? 쓸데없는 거야? / ‘쓸데없는지 아닌지’를 따지지 말자 → 다 흘려보내자 / 판단도 생각이다
컨디션 저조하네… / 이 느낌이 드는구나 → 그것조차 흘려보낸다 / 느낌과 거리 두기
핵심은 ‘판단이나 분류조차 내려놓는 것’이다.
‘쓸데없는 생각인가 아닌가’조차 따지지 않고, 그냥 ‘일어났구나’ 하고 흘려보낸다.
생각이 많은 게 아니다.
→ 자각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흘려보내기가 안 되는 게 아니다.
→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내가 불완전해서 그런 게 아니다.
→ 신체 컨디션이 흔들릴 때 생각도 요동치기 쉬운 것.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리고 오늘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컨디션이 저조할 때가 오히려 무심 수련의 기회다.
몸도 흐리고, 마음도 무겁고, 생각도 많을 때
그 안에서 흘려보내는 연습을 할 수 있다는 건
맑은 날보다 훨씬 더 귀한 훈련이 된다.
기분 좋을 때, 에너지 좋을 때, 뭐든 잘되는 건 당연하다.
인생은 원래 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내 의도와는 다른 흐름이 오고,
어떤 날은 이유 없이 저조하고, 어그러지고, 엉켜 있는 듯 보일 때도 있다.
그럴 때, 내가 어떻게 나를 다루느냐가 진짜 실력이다.
‘잘되는 나’를 다루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흐트러진 나’를 놓지 않고 받아들이는 건
오직 훈련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태도다.
오늘 나는 이렇게 나를 기록한다
예전에는 ‘자동으로 반응하던 나’였다면,
지금은 ‘자동 반응을 들여다보는 나’다.
그 차이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아침의 흐트러짐도, 무심한 관찰 속에 있다면 그 자체가 수행이다.
지금 흐름 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