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적당히'라는 말은 어쩌면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지혜인지도 모른다. 중용을 지키는 삶이 최고의 지혜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마음속에서 조용히 파문이 일어나는 것을 느낀다. 그 말은 명확한 듯하지만 실상은 안개처럼 흐릿하고, 손에 쥐려 하면 이내 스르르 빠져나가는 것만 같다.
살아오며 종종 그 ‘적당함’을 찾기 위해 스스로와 싸워왔다. 너무 나아가지 않기 위해 발을 붙들었고, 너무 멈추지 않기 위해 등을 떠밀었다. 하지만 그러한 균형 추구조차 결국엔 집착이 아니었을까, 스스로를 몰아세우는 또 다른 형태의 강박은 아니었을까 하는 질문이, 조용히 심연에서 올라온다.
마치 칼날 위를 걷는 듯한 이 여정 속에서 수없이 흔들렸고, 흔들릴 때마다 나의 내면은 더 깊이 응시되었다. 무게 중심을 잃을까 두려워 한 발 한 발 내딛던 순간들. 그러나 삶은 도리어, 그 흔들림 속에서 나에게 가장 중요한 가르침을 안겨주었다. 완벽한 중용이란 결국 ‘정답’이 아니라, 끊임없이 질문하고 조율해가는 '태도'임을.
해가 지는 노을빛을 닮은 깨달음이 내 마음을 감싼다. 붉지도 않고, 희지도 않은 그 어중간한 빛깔처럼, 인생의 진리는 늘 명징하지 않고, 그 경계는 무정형이다. 그 속에서 길을 찾으려 애쓰지 않고, 오히려 길 없는 길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이제는 안다. 완벽한 균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균형은 그저 순간의 교차점일 뿐, 삶은 늘 그 주변을 선회한다. 바람이 불면 조금 기울어도 되고, 햇살이 뜨거우면 그늘로 물러나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그 순간에 나 자신을 진심으로 바라보고, 흔들리는 마음조차도 애써 외면하지 않는 용기다.
중용이란 칼날 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물 위를 떠다니는 연꽃처럼 흔들리되 가라앉지 않는 것임을 이해하게 되었다. 중용은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