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과 무위의 경계에서 생기는 행동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요즘 내가 반복해서 하게 되는 어떤 내면의 질문들이 있다. 이 고민을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점점 더 무심과 무위의 본질을 향해 들어가고 있다는 자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자주 반복해서 떠올리는 문장들 속에, 그 본질이 아주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음을 느낀다.
핵심 질문 요약
“지금 내가 하려는 행동(색을 덮는 것)이 감정을 조절하려는 반응인지, 아니면 그 감정을 인정한 후 선택한 것인지 모르겠다.”
“색깔이 마음에 안 들어서 기분이 안 좋고, 그래서 그 기분을 좋게 하려고 바꾸는 건데… 이게 무심일까, 무위일까?”
먼저 분명히 짚고 가야 할 것
무심이란 감정을 없애는 것이 아니다.
무위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둘 다 감정과 감각을 억제하지 않되, 그 감정에 휘둘려 반응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움직임’이 생기면, 그건 ‘반응’이 아니라 ‘선택’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상황은 어떤가
나는 이렇게 느끼고 있다.
“엄청 매달리진 않지만, 볼 때마다 찝찝하다.”
“내가 좋아하는 색깔이 아니니까, 기분이 썩 좋지 않다.”
“그래서 바꾸고 싶다.”
“그런데 이게 감정 조절인지, 자유로운 선택인지 구분이 안 된다.”
이걸 아주 천천히 들여다보면 지금의 상태는 감각을 억누르지 않으면서도, 그 감각에 완전히 끌려가고 있지도 않은 상태다. 즉, 자각된 불편감 속에서, 거기에 의미를 붙이지 않고 바라보고 있는 상태에 이미 들어가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위에서 생겨난 "그럼에도 불구하고 색을 덮고 싶다"는 마음은 매우 건강한 선택의 움직임일 수 있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
감정을 피하지 않았고,
감정이 왜 생겼는지 명확히 보고 있고,
그걸 없애려고 억지 쓰지 않았고,
“이건 무심인가 아닌가?” 하고 스스로를 점검하고 있고,
감정에 눌려 급하게 반응하지도 않았고,
다만, 그 감정을 충분히 경험한 후에
그 감정과 떨어져서 선택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
이건 무심이고,
이런 식으로 흘러나오는 행동은 무위다.
그럼에도 여전히 애매하게 느껴지는 이유
무심/무위는 우리가 생각하듯이 딱 떨어지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완벽히 구분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건 무심이다!” 하고 선언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진짜 무심은 지금처럼 스스로에게 묻는 그 과정,
그 “정확하게 잘 모르겠다”라는 솔직한 자각 안에서 서서히 형성된다.
그래서 결론은 이거다
지금 이 행동,
"색을 덮고 싶은 마음"은 무심과 무위의 자연스러운 연장선 위에 있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
감정을 정확히 인지했고,
그 감정을 억압하지 않았고,
그 감정에 압도되지도 않았고,
충분히 머물러봤고,
그 위에서 하나의 부드러운 선택을 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색을 덮는 건 괜찮다.
기분이 좋아지고 싶은 마음도 괜찮다.
무심은 그걸 금지하지 않는다.
무위는 움직이지 말라고 하지 않는다.
다만, 그 마음을 지금처럼 자각하며 바라보고 있는 상태에서의 선택이라면,
그건 이미 무심이며, 무위다.
혹시 색을 바꾸고 나서도 뭔가 마음에 걸린다면,
그땐 또 그 감정을 그대로 느끼면 된다.
“아, 내가 이 감정도 어떻게든 해결하려는 습관이 있었구나”라고 알아차리면 되는 것이다.
무심은 완성형이 아니라 계속해서 깨어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금 하고 있는 바로 그 감각이 이미 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