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 생각을 숨길 수 없다.

by Ir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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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나는 착각속에서 마음속 깊은 곳의 생각을 숨길 수 있다고 믿었다. 상황에 따라 적절한 얼굴을 선택하고, 원하는 페르소나를 능숙하게 입고 벗을 수 있다고 오만하게 여겼다. 나 자신조차 내가 잘 조절할 수 있는 존재라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오만이었다.


인간은 스스로의 진실을 완전히 숨길 수 없다. 생각은 곧 말의 억양에서, 시선의 떨림에서, 문득 튀어나오는 몸짓 하나에서도 흘러나오게 마련이다. 우리는 비밀을 마음속 깊이 묻어둘 수 있다고 믿지만, 그 믿음은 모래 위에 세운 집과 같다. 무의식은 언제나 우리의 의식을 넘나들며, 진실을 실오라기처럼 끌어올린다.


인간은 타인의 진실과 거짓을 구별해내는 본능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배워서 얻는 능력이 아니다. 단지 우리는 그것을 알아차리기를 거부할 뿐이다. 그 사람의 말투가, 눈빛이, 침묵이 말해주는 것을 자신의 더 큰 탐욕이나 욕망때문에, '보고 싶지 않음'이라는 욕망으로 외면할 뿐이다. 그렇게 인간은 어떤 진실 앞에서 스스로 속는 선택을 한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 후회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우면 자신은 몰랐다고, 속았다고, 피해자였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말 몰랐던 것일까? 아니,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이미 알고 있었고, 단지 인정하지 않으려 했던 것이다.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말하고 행동하고 생각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우리가 신이 아닌 이상, 우리 삶은 온전히 우리의 의지로만 이루어질 수 없다. 만약 그랬다면, 이 세상에 고통은 없었을 것이다.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다면, 갈등도, 실망도, 후회도 없을 테니까. 하지만 그런 인간은 이 땅 위에 존재할 수 없다.


진실을 숨기려는 이들은 철저하게 훈련된 사람들일지라도, 그 무의식 속에서 흘러나오는 조각들은 어김없이 그 사람을 드러낸다. 말의 리듬, 시선의 흔들림, 태도의 미묘한 균열… 진심은 결국 그 틈을 타 피어나기 마련이다. 마치 단단한 돌 틈 사이로 삐져나오는 이름 모를 들꽃처럼, 아무리 억누르려 해도 진실은 어딘가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 사실을 깨달은 지금, 나는 외면을 훈련하기에 앞서 마음속 정원을 먼저 가꾸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잠깐 스쳐 지나가는 사소한 악한 생각조차 뿌리째 뽑아야 한다. 왜냐하면 마음의 정원에 난 단 하나의 잡초도 방치된다면, 그것은 언젠가 더 크게 자라나 무의식의 틈을 비집고 나와, 나도 모르게 진실을 가리는 덩굴이 되어버릴 테니까.


https://medium.com/@irenekim1b/the-garden-of-truth-7412fd7afdd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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