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인생을 산다는 것은, 고요를 향해가는 과정이다.

by Ir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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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정의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을 인생의 본질로 삼고, 또 누군가는 끝없는 성취를 통해 존재의 가치를 입증하려 한다. 하지만 나에게 인생은 어디로 가는가보다, 어떤 상태로 존재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중심에 두고 삶을 설계한다. 그러나 나는 점점 ‘무엇을 하지 않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 앞에 더 오래 머물게 된다. 하지 않음으로써 지켜지는 것들이 있다. 그것은 외면적인 성공이나 가시적인 성취보다 더 근본적이고, 더 깊은 삶의 구조를 만들어준다.


기회는 쓸수록 줄어들고, 드러낼수록 가벼워지며, 설명할수록 중심에서 멀어진다. 어떤 기회는 잡는 것이 아니라, 보존함으로써 더욱 깊어지고 단단해진다. 보이지 않기 때문에 무게가 생기고, 설명하지 않기 때문에 진심이 전해진다.


진짜 자기 인생을 산다는 것은, 타인의 반응을 최소화하면서도 자기 자신과 맺는 관계를 가장 깊게 만드는 것이다. 그것은 과시도 아니고, 증명도 아니다.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삶이 아니라, 자신을 끝없이 정제하며 자기 시간을 보호하고, 필요 이상으로 기회를 소비하지 않는 삶이다.


기회는 언제나 온다. 하지만 모든 기회가 나를 위한 것은 아니다. 진짜 자기 삶을 사는 사람은, 기회를 쓸 이유가 생길 때까지 묵묵히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이다. 그것은 무기력함이 아니라, 기회를 보존할 수 있을 만큼 자기 세계가 충분히 단단하다는 증거다.


행복이란 어떤 정점에 도달해서 느끼는 감정이 아니다. 그것은 스스로의 구조가 만들어내는, 매우 고요한 상태다.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고, 움직이지 않아도 존재감이 있으며,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받을 수 있는, 그런 조용하고도 미묘한 무게감.


자기 인생을 산다는 것은, 바로 그 고요한 상태를 향해가는 과정이다. 어디에 있는지가 아니라, 어떤 구조로 존재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그 구조는 단기간의 훈련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오랜 시간 쌓인 감각, 절제, 정제의 축적만이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보통의 성공은 말해야 하고, 보여줘야 하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야만 인정받는다. 그러나 그런 흐름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존재 자체가 충분히 정제되어 있다면, 설명 없이도 전해지는 깊이가 생긴다.


자기 인생을 산다는 건, 남들의 언어를 빌리지 않고 자기만의 문법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스스로에 대한 존중을 잃지 않으며, 시간의 흐름을 무기로 삼지 않고, 그 흐름과 함께 묵묵히 걸어가는 삶.


성공하지 않아도 충분하고,

하지 않아도 영향력이 있으며,

말하지 않아도 존재가 전해지는 삶.


나는 그런 삶을 살아가고 싶다. 그리고 그런 삶이야말로, 결국 가장 자기다운 인생이라 믿는다.


https://medium.com/@irenekim1b/the-quiet-architecture-of-a-life-well-lived-4be95edd56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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