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나는 어떤 생각을 ‘맞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내일의 나는 그 생각을 틀렸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인생을 살아오며 내가 점차 깨달은 건, 삶은 결코 완전히 확정할 수 있는 무엇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과거의 나는 어떤 믿음 앞에서 주저함 없이 "이건 절대적으로 맞아"라고 단언했다. 논리로 무장하고, 자신감으로 채운 말들이 마치 진실처럼 빛났고, 나는 그것을 진리라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본 그 확신은, 오히려 나의 무지함을 선명하게 비추는 거울이었다. 나는 몰랐고, 심지어는 내가 모른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깊이 생각하고, 관점을 두세 겹, 아니 네 겹으로 쌓아갈수록 확신은 점점 희미해진다. 동시에 깨닫는다.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모르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그래서 점점 말을 줄이게 되었다. 침묵은 더 이상 무지가 아니었다. 그것은 성찰이 길러낸 조용한 겸허였다.
세상은 일관성 있는 사람을 신뢰한다. 확신에 찬 태도는 힘이 있고, 명료한 사람은 신뢰를 얻는다. 그러나 이제 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완전히 같다면, 그것은 내가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는 뜻이다. 성장은 어제의 확신이 오늘의 의문으로 바뀌는 과정이다. 나의 삶이 계속 움직이고 있다면, 나는 당연히 어제의 나와 충돌할 수밖에 없다.
어떤 뉴스를 보아도, 어떤 사건을 접해도, 심지어는 과학적 연구나 전문가의 의견조차도 나는 더 이상 그것을 ‘진리’로 확정하지 않는다. 그것은 현재 시점에서의 최선일 수는 있지만, 내일의 발견이 오늘의 확신을 뒤집을 수 있다. 왜냐하면 그런 경험을 수없이 반복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과거에 확신 속에서 분노했고, 또 환희에 젖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후 돌아본 그것들은, 허상이거나 일시적인 것이었음을 자주 확인하게 된다. 그래서 지금은 순간의 감정에 휩쓸리지 않으려 한다. 지금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지금 느끼는 감정이 진실의 전부가 아님을 안다.
결국 시간이라는 스승의 손을 빌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배웠다. 지금은 알 수 없다. 찰나의 순간에 확정할 수는 없다. 그래서 이제, 모든 생각과 믿음, 결심과 철학에 여지를 남겨두려 한다. 오늘은 맞을 수 있지만, 내일은 틀릴 수도 있는 가능성. 그 틈이 나를 겸손하게 만든다. 그 틈이 나를 조용하게 만든다.
그리고, 바로 그 틈이야말로 나를 진짜로 성장하게 만든다.
https://medium.com/@irenekim1b/the-room-for-doubt-is-where-i-grow-25ad63b9dbf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