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에도 공부가 필요합니다.

(feat. 남편)

by 지원

나는 결혼을 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신혼생활이 달콤하다 던데, 나의 신혼생활은 달콤에 살벌하기까지 했다.

서로 사랑하기에도 아까운 시간에, 우리는 참 많이 다퉜다. 다툼의 이유 중 하나 '말' 때문이었다.

'말'이 갖고 있는 양면의 날을 마주한 시간이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기도 하고, 말 한마디로 살인이라는 범죄가 일어나기도 한다.

'말'이 가지고 있는 위대한 힘을 결혼생활을 통해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어느 부부나 마찬가지로, 나 또한 남편의 언어를 이해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실은 지금도 어렵다.

우리나라 부부들이 이혼을 하게 되는 이유, 이혼사유 1위가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성격차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심리학에서는 성격이 서로 다를수록 부부가 더 잘 산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야기하기를 부부가 이혼하는 원인은

성격차이가 아닌, 의사소통의 문제라고 이야기한다. 곧, 의사소통의 문제는 감정 소통이 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나도 남편과 결혼을 하고, 의사소통의 문제가 생겼다. 한 일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나: '여보, 나 글을 쓰고 싶어. 책을 내보고 싶다는 꿈이 생겼'

남편: '갑자기 책을 낸다고? 상담 공부하는 거나 똑바로 해. 무슨 책이야'

나: '아니 내가 상담 공부를 안 한데? 상담 공부하면서, 글도 쓰고 싶다고.'

남편: '하나라도 똑바로 해라.'

나: (화를 잔뜩 내며) 진짜 내가 말을 말지!!!!


이 대화만 보면, 남편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래서 지금부터 최대한 나의 주관적 생각과 감정을 배재하고, 있는 사실에 대해서 그리고 남편의 입장이 되어 서술하고자 한다.


결혼을 작년 9월에 하고, 9월부터 지금까지 남편은 우리 집 가장이다. 즉, 우리 집 생계를 유지해주고 있는 고마운 사람이다.

남편은 IT종사자이다. 아직까지 난 이 사람이 하는 일을 잘 모르겠다. 나의 직업은 보육교사였고, 지금은 브런치 작가이자 상담사 과정을 수련 중에 있다.

남편의 성격을 간략히 소개해 보자면,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하며, 자신만의 기준이 확고하고 계획적이다..


이런 성격을 소유한 남편이 아내가 상담사 과정을 공부하고 있는데, 갑자기 글을 쓰고 싶다니 선뜻 이해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남편은 빈틈은 있지만 굉장히 계획적이고 나름 철저하기에

하나를 실행했으면 완벽히 그 하나를 끝내놓고, 다른 것을 실행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아주 남편이 이해하기 어려운 성향 이라고나 할까. 난 의외로 일을 잘 벌리는 편이다. 일을 다 벌려놓고, 문제가 생기면 우왕좌왕 수습한다. 주변 사람이 보면, 내 성격이 차분해서 안 그럴 것 같지만, 나에게 이런 의아한 모습이 있다.


저 날도, 남편의 속마음은 '하나라도 완벽히 끝내놓고 도전하지 이것도 저것도 안되면 어쩌지'라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나온 말이었을 거다. 저 당시 상황에는 남편이 걱정스러워서 하는 말이라고 해석하지 못하고, 내가 하고 싶은 꿈을 응원해주지 않고,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화가 훅 올라왔다. 남편에 대한 서운함을 화로 표출한 것이다.

내가 한 템포 쉬고, 훅 올라온 '화'에 대한 나의 감정을 돌아봤다면, 싸움이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미성숙한 대처였다. 상담 수련 중 내담자를 만나거나 타인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왜 이 감정이 올라왔는지 감정의 밑면에 깔린 욕구를 알아채려고 노력하는데, 유독 가족인 남편한테는 이게 잘 되지 않는다. 이래서 부부관계가 부모-자식관계가 어렵다는 것 같다.


남편도 걱정스러운 마음을 '상담공부나 똑바로 해. 하나라도 똑바로 해라'라고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상담공부만으로도 힘들 텐데 글도 같이 쓸 수 있겠어? 힘들까 봐 걱정돼'라는 말로 바꾸어 표현했다면, 싸움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갈 때, 가족관계뿐만 아니라 수많은 관계 속에서 '말'이라는 도구를 사용한다.

'말' 한마디 덕분에 위로를 받기도 하고, 용기를 얻기도 한다. 이러한 '말'에 대해 우린 공부해 본 적이 있는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해 본 적이 없을 것이다.

공부를 해본 적이 없기에 우리는 주고받는 '말'에 대해 상처를 받는다. 나 또한, 타인에게 말로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한다.

'말'을 어떻게 하면 보다 지혜롭게 사용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 보다 건강한 관계를 위해서 말이다.


사진출처: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