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견고한 틀

by 지원

우리는 마음속에 자신만의 틀을 갖고 있다. 너는 우리 집의 첫째니까, 너는 부모니까, 너는 자식이니까 이러해야 한다는 틀을 정해 놓는다.

이러한 자신만의 틀을 정해놓고 상대가 이 틀을 넘거나, 부합하지 않으면 불평불만을 하기도 하고, 비난을 하기도 한다.

자신만의 틀이 얼마나 견고한지, 흔들리지도 않는다. 내가 갖고 있는 이 틀이 맞고, 상대가 갖고 있는 틀은 틀렸다고 생각할 때도 많다. 그래서 상대를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바꾸려 한다.

이러한 모습이 부부관계에서, 부모-자식관계에서 흔히 나타난다.


어느 부부가 있다고 하자. 이 부부에게는 금쪽같은 자식이 둘이 있다. 남편은 어릴 때일수록 아이가 '놀이'를 통해 , 다양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아내는 '교육'에 중점을 두어 아이를 일명, 학원 뺑뺑이를 돌리고 싶어 한다. 양육에 대한 가치관 차이로 이 둘은 매일 부딪히게 된다.

남편은 남편대로 자신만의 가치관을 내세우며 아내를 이해할 수 없고, 아내는 아내대로 남편을 이해할 수 없다. 둘 다 양육에 대한 자신만의 틀이 완고한 것이다.

양육에 대한 가치관 차이가 있지만, 이 둘은 '아이를 잘 키우고 싶다'는 공통적인 목적이 있다.


여러분들이 이 상황에 놓여있다면 어떠한 선택을 할 것인가?

아내의 말을 따를 것인가 아니면 남편의 말을 따를 것인가? 나만의 기준이 옳다고 내세울 것이 아니라, 내 아이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먼저이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라면, 마냥 놀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학교에 들어가서 적응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학습적 태도를 길러주어야 하는 것은 필요하다.

최소한의 학습적 태도란? 대부분의 아이들은 초등학교 입학 전 한글을 깨치고 온다. 아이마다 배움에 있어 빠를 수도 느릴 수도 있지만, 최소한 한글에 대해 익숙해질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초등학교라는 출발선상에서 학습적인 측면이 다른 또래들과 많은 차이가 난다면, 이 아이는 학교에 대한 스트레스가 상당해질 것이다.

적어도 최소한의 교육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이의 발달과정과 필요에 맞게 이 부부의 양육적 가치관을 수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남편은 '놀이'도 중요하지만, 이 시기에는 최소한의 교육이 필요함을 인정해야 하며, 아내는 최소한의 교육이 필요한 이 시점에 학원 뺑뺑이를 돌리는 것은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부부의 양육에 대한 가치관 차이로, 즉 부부가 옳다고 믿는 자신만의 틀로 아이를 양육하면 아이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청소년기 자녀를 둔 부부가 있다고 하자. 이 아이는 '미용'을 배우고 싶어 한다. '미용'에 관심이 많아 이것저것 알아보고 난 후 엄마에게 용기를 내어 이야기한다.

엄마는 버럭 같이 화를 냈다. '미용으로 어떻게 먹고살아. 학생은 공부를 해야지. 시끄러워. 요새는 공대를 가야 취업이 잘돼. 너도 공대 갈 생각만 해'라고 말이다.

이 아이는 엄마에게 용기를 내어 처음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이야기했는데, 한 순간에 자신의 꿈이 물거품이 되었다. 이 아이는 깊은 절망감에 빠지게 된다. 그 후로 반항이 시작되었다. 엄마 자신이 갖고 있었던 마음속에 틀. '내 아이는 공대를 가야 한다. 공대를 가야 성공할 수 있다.'이 확고한 자신만의 기준을 아이에게 세뇌시킨다.

엄마가 살아온 시대에는 그럴지도 모르겠다. 공부만 잘하면 성공하는 세상. 공대만 가면, 대기업이라는 취업의 문이 열리며 성공할 수 있는 삶.

그런데 지금 이 시대가 어디 그러한가?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 공부만으로 먹고사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

주변만 봐도 너튜브 크리에이터, 의류 사업가, 인플루언서 등 다양한 직업이 생겨났고, 그들의 수익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앞으로 이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무궁무진하게 변할 것이다. 변화하는 이 시대에 엄마 자신만의 고리타분하고 관습적인 틀을 자식에게 강요하며,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고 계속 주장할 것인가?


우리가 갖고 있는 내면 속의 틀을 살펴보아야 한다. 우리의 틀은 단순 간에 형성된 것이 아니다. 우리의 틀은 복합적인 요인들로 장시간에 이루어진 것이다.

내가 믿고 옳다고 생각하는 이 틀이, 정말 옳은 것인지 고민해야 할 문제이다. 내가 옳다고 믿는 이 기준이 상대방은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우리는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그 완고한 틀을 느슨하게 풀어놓을 때, 보다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사진출처: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