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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하네 다락방 May 31. 2021

어린이에게 예의 바른 어른이 되기

책리뷰,『어린이라는 세계』,김소영

에세이/

제목:『어린이라는 세계』

작가 : 김소영

출판사 : 사계절



<책을 고른 이유>



표지 : 리뉴얼된 하늘색 표지도 있지만, 나는 연초록색 표지를 더 좋아한다. 일러스트도 책 내용과 찰떡이라 생각한다.

'어린이'라는 어감이 왜이리 좋은지. 간만에 제목을 보고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느낌이 좋았다. 살까 말까 했으나 지갑 사정은 고민을 덜어줬다. 근처 도서관에서 빌렸다. 한 챕터마다 마음에 들어서 힐링하고 싶을 때마다 아껴 읽었다. 후에 소장하고 싶은 책이다. 나는 어린이가 좋다.



어른 김소영이라면 그러지 못했을 텐데, 어린이 김소영은 선생님의 사소한 실수들을 쉽게 용서한 것 같다. 아마 내가 자라느라 바빠서 서운한 순간들은 되도록 흘려보낸 모양이다. 
120쪽, <마음 속의 선생님>


적어도 이 책을 집었다면 어린이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일 테고, 어린이를 왜 존중해야 하는가의 기본 전제는 각자의 답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내 대답은 다음과 같다. '사람이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이 옳다면, 그 사람이 어린이라는 이유로 질문이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어른이 되었다는 건 기억하지 못하는 호의와 관용이 있었다는 것이다. 먼저 큰 사람이 작은 사람을 배려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사회에서 살아갈 수 없다.


그런데 우리는 막상 어린이를 대하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잘 모른다. 예절이라는 것도 학습이 되어야 하는데, 윗사람에게 하는 예절은 알아도 아랫사람에게 하는 예절은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어린이에 대한 존중이 서툰 이유는 어린이가 누군지 기억이 안나기 때문이다. 분명 나도 지나온 과정인데 망각해서 기억이 안 난다.


이 책은 어린이에게 예의바른 어른이 되기 위해선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어린이는 어떤 존재인지 다시금 깨닫게 해 주고, 우리 사회가 어린이에게 가지는 편견이나 무지함은 무엇인지, 바꿔야 하는 태도는 무엇인지, 존중하는 건 어떻게 하는 것인지를 알려준다. 어린이가 보기에 모범이 되는 어른.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옳은 일을 행하는 것을 부당하다 여기지 않는 사람. 선의, 호의, 예절, 사랑과 같은 이상적인 인간이 어린이에겐 가능한 세상이다. 좋은 세상을 만들기라는 거창한 목표는 어린이라는 한 사람에게 친절한 사람에게서 시작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착하고 바르게’ 살아가는 것은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아이들에게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어른들에겐 왜 같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지.


어느 누구든 어린이였던 시간이 있다. 그리고 그 어린이는 사라진 게 아니다. 상처로든 기억으로든 감정으로든 그 시간이 고스란히 개인에게 남아 어른이 된 것이다. 이 책은 그땐 어려서 차마 알지 못한 채 오해하고 넘어간 지점을 다시 보는 느낌이다. 잊고 지내던 나의 어린 모습이 이야기 속 군데군데 겹쳐 보인다. 그래서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 아이들은 모자라거나 부족한 존재가 아니다. 현재진행형으로 이미 완성되어 있다. 우리가 무심하여 잊고 지냈을 뿐이다. 어린이는 언제나 있다. 그러므로 어린이를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은 언제나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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