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만난 여름

첫사랑

by duke j

(2025.5.28일 봄에 기록)

내가 아끼는 그는 스물이 훌쩍 넘어서도 여자친구가 없었다. 누구나 인정하는 모태솔로였다. 그러던 어느날 느닷없이 첫 여자친구가 생겼다 알리더니 계절이 바뀐 어느날 멀리 떨어져 지내야할 그녀와 결국 헤어졌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그의 마음이 어떠했을지는 어쨌든 타인인 내가 감히 다 짐작할 순 없겠지만 많은 이별을 겪어온바 내가 가늠하고 있는 것에서 크게 어긋나진 않았을 거다.

첫사랑을 그린 영화는 대충 다 같은 공통점을 지닌다. 예외없이 지극히 유치하다. 그게 본질인 거다. 원래 한 사람이 자기의 마음과 영혼을 활짝 다 열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건 미친짓에 가까워 떨어져 바라보는 사람 입장에선 유치함에 이가 시릴수 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을 거스른 내 낡은 기억에서조차 첫사랑의 통증은 여전히 가슴을 훑고 지난다. 그 역시 지금 완전히 무너져 내린 세상을 아닌척 하며 당분간 살아내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중국에서 만들었다는 이 유치한 영화라도 보고 좀 웃어라. 혹시 눈물이 나더라도 이상할건 없으니 더 자책하진 말고.

#첫사랑 #첫이별 #새봄


살다보면 서로 어긋나는 사람들이 있다. 그가 하는 말을 내 안의 상처가 받아내지 못하고 내가 전하는 마음을 그가 가진 틀로 담아내지 못하는 관계들이. 둘다 예쁘고 착한 아이들이지만 네모가 있고 동그라미가 있듯이 모서리 모양새가 다르면 서로 맞춰지기 어렵다는 걸 알게 된다. 한때 너무 아꼈지만 이미 어긋나버린 사람에 대한 예의가 있다면, 지나치게 오랜동안 나만의 슬픔과 무기력 안에 그이를 가둬둬선 안된다는 거다. 시골집에 와 보니 겨울에 말라 죽은듯 보였던 백당나무 군락에 작고 하얀 꽃들이 수천송이 새로 피어나 있다. 언제나처럼 춥고 아픈 겨울이 가고.. 우리 앞에 새봄이 온다.

작가의 이전글미국이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