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이야기
송곳니
유복녀
천진한 어린애의 눈빛으로 돌아간 그녀
불그죽죽한 잇몸에 깊이 박혀
백 년을 버텨 온 송곳니 하나
작은 떨림에도 바스러질 듯
얕은 재채기 한 번에도 빠져버릴 듯
간당간당 위태롭기만 한데
낡아진 의식과 닳아진 육신
생의 기둥 척추도 무너진 지 오래
주춧돌 송곳니 하나 목숨 뼈로 남아
지난 세월을 떠받치고 있어
바람결처럼 가벼워진 숨통 지켜내는
유일한 생의 버팀목
百壽을 지탱해 온 그녀의
마지막 남은
오른쪽 윗잇몸 송곳니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