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송곳니

글 쓰는 이야기

by 오리냥

송곳니

유복녀


천진한 어린애의 눈빛으로 돌아간 그녀


불그죽죽한 잇몸에 깊이 박혀

백 년을 버텨 온 송곳니 하나


작은 떨림에도 바스러질 듯

얕은 재채기 한 번에도 빠져버릴 듯

간당간당 위태롭기만 한데


낡아진 의식과 닳아진 육신

생의 기둥 척추도 무너진 지 오래

주춧돌 송곳니 하나 목숨 뼈로 남아

지난 세월을 떠받치고 있어


바람결처럼 가벼워진 숨통 지켜내는

유일한 생의 버팀목

百壽을 지탱해 온 그녀의

마지막 남은

오른쪽 윗잇몸 송곳니 하나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