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연사의 조건, 그 조건에 부합하는 연사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을 바탕으로

by 자유인 조르바

들어가며

우리는 지금 거의 모든 것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세상을 살고 있다. 예전에는 필요한 정보를 서적이나 방송매체 등 한정된 주변의 인프라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었고, 좁은 네트워크를 통해서 보고 배운 것으로 세상을 이해했다. 하지만 인터넷 네트워크로 전 세계가 하나가 된 지금은 조금만 시간을 기울이면 지구 반대편의 소식까지 쉽게 접할 수 있다. Youtube 나 TED 등의 다양한 매체에서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나누는 연사들이 있고 사람들은 무언가를 얻기 위해 혹은 변화하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기꺼이 할애한다. 나 또한 이런 강의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나의 시선을 사로잡는 강의와 그렇지 않은 강의 들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본 과목 수강을 통해 수사학의 설득 3요소를 통해 설득력 있는 연설과 그렇지 않은 연설에 대해 이론적으로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강의에서 말하는 설득의 첫번째 요소는 Ethos 즉 말하는 사람의 품성이다. 두번째 요소는 Pathos, 듣는 사람의 감정 상태이다. 그리고 마지막 요소 Logos는 연설문 그 자체의 논리성과 개연성이다. 세가지의 요소가 적절하게 균형을 가질 때 비로소 훌륭한 연설이 가능하고 수사학의 순기능이 작용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나는 수사학의 장르 중에서 Epideictic 장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왜냐하면 나는 일상의 시비나 공공의 정책에 관해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해 “너 자신을 알라”고 하는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사실 나는 아직도 나 자신을 잘 모를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타인의 시비나 공공의 정책 등에 관심을 갖기 보다 개인의 관점에서 성공, 행복, 희망, 목적 등의 유형적인 것에 더 관심이 간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즉 내가 바로 선다면 내 주변이 바로 설 것이고 바로 선 내 주변이 점차 넓어져 공공이 발전할 것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기도 하다. 먼 미래 지향적인 관점이라는 생각이지만 그래도 나는 근시안적인 사고보다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선호하고 이런 생각을 가질 때 내 자신도 더욱 에너지가 넘친다. 이러한 관점에서 훌륭한 연사의 조건 중에서 Ethos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말하는 사람의 품성이란 말하자면 믿음을 주는데 있어 거의 최고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1]


품성은 다른 말로 덕 (Arete)으로 표현되며 덕에는 실천적 지혜 즉 지적인 덕과 다른 하나는 사심 없는 마음 즉 윤리적인 덕으로 구분된다. 그리고 이 두가지를 잘 아우르는 것을 미덕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우리의 행함에 하나의 목적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선이다.”[2]


이것은 모든 인간 행위의 본질적 목적이다. 인격, 도덕성, 선의, 좋은 동기, 너그러움, 편견 없음, 성품, 친밀감 등의 신뢰성이 곧 사심 없는 마음이다.

나는 그 중에서도 훌륭한 연사의 첫 번째 조건은 사심 없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단어의 틀속에서 조금 벗어나서 이를 설명하면 이것은 진정성이 담긴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진정성 있는 연설을 준비하였을 때, 그것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에게 전해진다면 그것은 훌륭한 연설이 될 것이다.

하지만 진정성이 결여된 상태 즉 자의가 아닌 상태이거나 이익을 더 중요시할 경우 또는 형식이나 이론에만 치우친 연설에는 진정성이 녹아들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에 제일 중요한 것은 진정성 즉 윤리적인 덕이라고 생각한다.

고르기아스는 수사학이 단지 설득의 수단이라고 하였으며, 찬성이든 반대든 어떤 주제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다면 그것은 훌륭한 연설가라고 생각했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연설에 있어서 인격에 더 큰 중요성을 부여했다. 훌륭한 연설가는 단지 표현력을 중심으로 한 연설의 기술이 아니라 인격을 형성하는 덕(Arete) 교육의 바탕 위에서 길러질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3]

플라톤의 다른 대화편인 『파에드러스』에서 소크라테스는 수사학을 전면적으로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는 개연적인 것, 즉 사람들의 그럴듯한 생각을 화제로 삼고 확신을 가져다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소피스트 수사학에 반대하여 참된 수사학, 철학적 수사학 을 주장한다. 소크라테스가 말하는 참된 수사학이란 언어를 통하여 사람들의 영혼을 진리로 인도하는 기술이다.[4]


참고의 논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이는 소크라테스가 말하는 수사학의 정의와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나의 경험과 사례를 중심으로

2016년 회사에서 자기개발 연수과정의 한 강연에 참가하게 되었다. 2014년 유럽 도보 여행을 계기로 자기개발과 회사에서 수행한 몇몇 프로젝트의 성공 경험을 거치며 스스로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서 또 한번 성장의 계기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둘째날에 초대된 한 강사는 강의를 시작하며 스크린 화면에 글자를 띄웠다. “ㅂㅂ”, “여러분, 이것은 어떤 단어의 초성 두 글자입니다. 여러분에게는 무슨 단어로 보이시나요?”라고 질문하였다. 버블, 보배, 복병, 분발 등 다양한 답이 나왔다. 하지만 강사가 준비한 단어는 빅뱅이었다. 그는 빅뱅 영상을 시작으로, 우주와 에너지 그리고 잠재의식 속의 생각과 에너지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내용을 주제로 강의를 하였다. 나 역시 몇 년 전부터 스스로 변화를 경험하던 차에 명상과 수행 및 우주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던 터라, 몰입하여 강의에 참여할 수 있었다. 3시간의 강의가 끝나갈 때, 나는 연사의 강연에 잔잔하지만 굉장한 희열을 느꼈다. 그 시기 나는 매너리즘과 성장에 대한 갈망, 개인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돌파구를 찾던 시기였다. 그 후 3개월 지났을 무렵 일본의 히로시마로 어학연수를 가기 위해 회사를 떠났다.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떠날 수 있었던 것은 도보 순례 여행을 통해서 어떠한 강의를 통해서 내면의 수련을 통해서 내릴 수 있었던 결정이었다. 그것은 한 사람이 진정성을 지니고 실행에 옮긴다면 무엇을 하든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새로운 것에 대한 배움과 성장의 길에 고통은 있어도 실패는 없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평범한 일상을 떠난 일본에서는 내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관심 분야의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일본의 한 대학교에서 만난 글로벌 디아스포라를 주제로한 세미나에 게스트로 참석하였는데,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발표하는 모습과 자신의 연구와 발표에 열정적으로 임하는 모습을 보았다. 나는 여태껏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몰랐었다. 하지만, 세상을 구경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교류하면서 서서히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 수 있게 되었다.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

2016년의 연수를 마친 후 나는 자기개발 분야, 그 중에서도 동기부여 분야에 몰두했다. 현실에 만족하고 있었지만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 막막하던 시기에 동기부여는 나에게 목표를 찾을 수 있도록 나아가게 해주는 원동력 같은 것이었다. 그 중에서“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의 저자 앤서니 라빈스의 책과 강연을 우연히 접할 수 있었다. 그는 지속적으로 어떤 분야를 개선하는 동기부여와 자기개발 분야의 전문가이다. 시중의 여느 자기개발서와 다르게 이 책을 오디오 북으로 접했을 때가 생각난다. 그것은 마치 한줄기 빛이 내게 내려온 것 같은 기쁨이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하던 그 때, 내게 필요한 것은 인생의 Goal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이었다. 앤서니 라빈스는 20세에 청소 노동자에서 스스로 자기 자신을 시험하여 성공 및 자기개발 분야의 1인자가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간절히 원하는 것을 이루고 싶어하지만 실패하는 것은 거기에 능력을 집중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하기 보다 취미생활에 그치기 때문이다. 우리를 만드는 것은 우리의 행동이다.[5]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

의 핵심인 자기 안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그는 아래 세가지 내용을 언급한다.

첫째, 인생의 기준을 높여야 한다. 둘째, 제한된 믿음을 변화시켜야 한다. 셋째, 두가지를 잘 실천한다면 그 전략은 어떻게든 스스로 알아내게 될 것이다.




나아가며

그의 강연을 듣고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변화를 경험하였다. 가난한 청소 노동자에서 자신이 원하고자 하는 것을 결단하고 지속적으로 개선시키며 발전시킴으로써 그는 경험적인 Ethos를 우리에게 전달한다. 그의 한 강연에서 깊은 상실감에 빠진 청년과 대화를 통해 내면의 슬픔을 극복하는 영상을 보았다. 청년은 앤서니와 마주하며 그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대화, 그리고 그의 열정적인 에너지 통해 용기를 얻고 눈물로 위로 받는 장면에서 실천적 지혜는 철학적 지혜가 풀 수 없는 마음의 문제를 풀 수 있다 라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수사학은 설득의 기술을 가르치는 학문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인격을 가르친다. 인격, 덕이란 의미의 Ethos는 연사의 성격을 의미한다. 말은 그 사람의 영혼을 드러내는 거울이다. 이것은 오랜시간을 들여 천천히 배우고 습관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2016년 철학이라는 학문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자아의 실현과 내면의 소리에 끌려 철학을 접하였고, 내가 직면한 현실의 문제들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해 준 것이 철학이었다. 그리고 도전하고 실행하고 부딪혀가며 새로운 것으로 배우고 나아갈 수 있었다. 지난 7여년을 돌이켜보면, 결코 반복적이고 기계적으로 살았던 날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내 스스로 삶에 의미와 진정성을 부여하며 실천 경험을 추구해왔다. 사이버대학교의 철학 수업을 들으며, 지난 시간 혼자서 독학하던 철학을 조금씩 더 이해하고 있다. 2017년 퇴사 후 일본으로 떠나며, 나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더 훌륭한 사람이 되어 있기를 바랬다. 그리고 본 강의를 통해 한층 더 인격적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다시 잠자고 있던 내 안의 거인을 깨울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1]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 중

[2] 1097a-니코마스의 윤리학

[3]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에서 성격과 덕 교육

[4]수사학 전통에서 본 에토스와 문화 – 박우수

[5]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 – 앤서니 라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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