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컬리 아포칼립틱 시리즈 -5-
인류는 더 이상 채굴하지 않았다.
대신 발굴했다.
지층에는 고대 문명이 남긴 물질이 층층이 쌓여 있었다.
플라스틱, 방사성 침전물, 합성 화합물.
지질학자들은 그것을 인공퇴적층이라 불렀지만,
사람들은 그냥 환경이라 불렀다.
그것 없이는 살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깨끗한 공기는 자극이 강했고 맑은 물은 몸에 맞지 않았으며
유기적인 흙은 알레르기를 유발했다.
사람들은 정제된 폐기물을 섭취하며
호흡과 대사를 유지했다.
의학적으로 정상적인 상태였다.
아이들은 폐기물 더미에서 자랐다.
그곳은 놀이터였고,
교육 현장이었으며,
자연 체험 공간이었다.
교과서는 설명했다.
한때 인간은 숲과 강에서 살았다고.
아이들은 그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갸웃했다.
“그럼 그때 사람들은 왜 안 죽었어요?”
교사는 대답하지 않았다.
문제는 어느 시점부터 시작됐다.
폐기물의 농도가 낮아졌다.
처음에는 체감되지 않았다.
그러나 호흡이 불안정해졌고
피부 반응이 달라졌다.
그 사이, 지표에 변화가 나타났다.
하늘이 맑아졌고
토양에서 미생물이 증식했으며
식생이 자생적으로 복원되었다.
사람들은 불안을 느꼈다.
환경이 너무 깨끗했다.
보건 당국은 경고했다.
자연 노출 시
어지럼, 호흡 장애,
원인 불명의 불쾌감이 발생할 수 있다고.
숲에 들어간 사람 몇 명이
의식을 잃었다.
사인은 자연 과다 노출로 기록되었다.
국제 회의가 열렸다.
안건은 단순했다.
“자연 환경이 인간에게 적합한가.”
전문가들은 데이터를 제시했다.
현 인류는 오염 환경에 최적화되어 있었고,
정화된 생태계는 생리적으로 맞지 않았다.
누군가 말했다.
“이건 우리가 알던 자연이 아닙니다.”
회의록에는 이렇게 남았다.
현 자연 환경은
인간에게 비자연적이다.
고대 생명 기록이 재검토되었다.
스트로마톨라이트.
남세균.
산소 배출.
보고서는 산소가
초기 생명에게 독성이었음을 상기시켰다.
한 생물의 배설물이
다른 생물의 환경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대규모 멸종이 발생했다.
누군가 조용히 말했다.
“그럼 생명의 시작도 사고였군요.”
아무도 반박하지 않았다.
인류는 대응을 시도했다.
의도적으로 새로운 오염을 만들었고
부산물 생산을 늘렸다.
그러나 지구의 회복 속도는
인간의 배출 속도를 앞질렀다.
자연은 계속 정화되었다.
인류는 점점 설 자리를 잃었다.
마침내 위원회가 소집되었다.
최종 보고서가 작성되었다.
본 보고서는 다음 사실을 확인한다.
생명은 스스로 배출한 부산물을 환경으로 삼아 존속해왔다.
스트로마톨라이트의 산소 배출과 인간 문명의 오염 축적은 동일한 계열의 사건이다.
후대 생명은 선대 생명의 배설물을 자연이라 명명하고 이에 적응했다.
이상의 검토 결과에 따라,
본 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고시한다.
그러므로 생명은 스카톨로지 성향이 있으며,
분변성애말로 근본성애라고 밝히는 바이다.
본 결론에 대한 이의 제기는 위생 관념에 근거한 개인적 불쾌감으로 분류한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