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친구에게서 거리감을 느꼈다
친했던 친구에게서 어느 시점부터 거리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물론 친구가 다른 지역으로 취업을 하긴 했지만 그전에도 학교가 다른 지역이었어서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아닌데 연락이 뜸해졌다. 그렇지만 그 친구가 평소에도 연락이 빠릿빠릿한 편이 아니고 까먹을 때가 종종 있어서 그냥 그런가 보다 싶었는데 연락의 텀이 점점 길어졌다. 그래도 거리를 좁히고 싶어 먼저 연락을 몇 번 해도 잠시 연락을 주고받을 뿐 연락이 뚝 끊겼다. 연락을 주기적으로 하진 않았지만 친구의 생일이어서 축하해 주고 선물도 줬다. 하지만 그래도 연락이 다시 끊겨 인간관계의 현타가 왔다. 나에 대한 악감정이 없는 건지 일부러 그러는 건지 알 수가 없어서 힘들었다. 선물을 괜히 준 건가 잠시 돈 낭비 했나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무슨 일 있는지 물어보기는 싫었다. 아마 예전의 나라면 그랬을 거다. 하지만 상대가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지 않는 이상 물어보는 게 나이가 들수록 조심스러워진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나도 거리를 두기로 했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나 혼자만의 생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 친구에 대한 내 감정을 점점 없앴다. 생일 선물을 준 것도 다시 생각해 보니 오히려 친구에 대한 나의 애정을 알 수 있었다는 생각에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나만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보다 차라리 돈으로 관계를 확립할 수 있었다는 생각을 했다.
추석에 아무렇지 않게 연락이 왔다. 반갑기도 하면서도 다행이다 싶었다. 그렇지만 마음이 예전 같진 않았다. 예전이었으면 연락이 오기 전에 먼저 연락을 했을 거다. 하지만 친구는 그러고 싶지 않을 수 있으니 한발 물러섰었다. 여러 번 손을 내밀었어서 그럴 수 있었던기도 하다. 그래도 만나자고 먼저 이야기를 해줘서 고마웠다. 친구가 외가댁에 갔다가 만나기로 했는데 늦은 시간에 만나야 했어서 다음에 볼지 서로 망설였다. 여기서도 아마 예전 같았으면 아쉬움에 '그래도 만나자'라고 했을 텐데 또 한 발자국 뒤에 있었다. 다행히(?) 친구가 보자고 해서 결국 봤지만 만나서도 약간의 벽이 느껴졌다. 사실은 우연히 친구의 블로그를 봤다. 다른 친구들과 소통하는 모습과 힘든었던 이야기를 블로그에 적어둔 걸 봤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하지 않길래 친구가 생각하는 나에 대한 감정을 확실히 느꼈다. 벽을 치는 친구에 속상해 잠시 괜히 나왔나 싶었지만 오히려 확실히 알 수 있어서 앞으로 내가 그 친구에게 감정 낭비, 시간 낭비를 할 일이 없겠다 싶었다.
이런 생각을 확립하던 중 의도하진 않았는데 나도 누군가에게 벽을 친다는 느낌을 줬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을 하면 다시 마음이 혼동스럽지만 결론은 누군가와의 감정에 소모할 시간에 나의 성장에 더욱 시간을 쓰자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관계'에서 '성장'으로 초점을 바꾸니 더욱 마음이 편해졌다. 인간관계에 지친 다면 힘을 빼고 나부터 성장해 보는 게 어떨까. 스스로가 성장하면 앞을 내다보는 시야가 긍정적으로 변해 그러한 사소한 것들이 내 삶에 큰 영향을 안 미칠 것이다. 현재, 나 스스로 초라하다고 느껴져서 그런 사소한 거에 일희일비하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