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스토어, 3주는 절대 하지 마세요

50여 번의 팝업스토어, 30번의 몸살 그리고 20번의 눈물

by 컨츄리시티즌

데이터가 말해주는 최적의 운영 기간


창업 이후 100여 개의 로컬 프로젝트를, 50여 번의 팝업스토어를 진행했다. 고맙게도 창업 이래 가장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이제는 팝업스토어의 제안과 컨셉 기획, 공간 구성, 운영이 모두 매뉴얼처럼 정리가 되어 있지만, 초기에는 그렇지 않았다. 2인 기업이었던 시절엔 좋은 레퍼런스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도 애를 썼고, 애를 쓰다 못해 몸을 축내가면서까지 팝업스토어에 심혈을 기울였다. 우리의 첫 번째 프로젝트, ‘괴산 상회’가 그랬다.

111.jpg 모든 걸 쏟아부었던 첫 번째 프로젝트 괴산상회 포스터와 투어 프로그램 | ⓒ컨츄리시티즌


우리는 코로나가 한참 창궐했던 2021년에 창업을 했고, 전례 없는 전염병으로 오프라인은 모두 마비됐었다. 그럼에도 팝업스토어를 열어야 했으니, 평소 눈여겨보던 연남동의 좋은 전시 공간을 빌려 엄청난 콘텐츠들을 채워 넣었다. 괴산을 대표하는 특산품 판매는 물론이고, 괴산의 농산물을 활용한 원데이 클래스, 크리에이터 인터뷰, 관광지 안내에 투어 상품까지 만들어냈다. 열거한 것들은 몇 가지의 항목이지만 특산품을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에디터, 사진작가와 괴산까지 출장을 갔고, 농산물을 활용한 원데이 클래스를 개발하기 위해 전 직장의 동료들에게 피드백을 받았어야 했다. 그야말로 모든 것을 담았던 한 달간의 대장정이었다. 우리는 지금도 비슷한 규모의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지만 첫 번째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말 그대로 정말 영혼을 모두 갈아 넣은 경험이었다. 돌아보면 인풋과 아웃풋의 균형을 적절하게 잡아내지 못했던 건 우리의 명백한 과실이었다. 첫 번째 프로젝트를 마친 후 나와 공동 창업자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몸살에 걸렸고, 회복하는데 꽤나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 후 우리는 팝업스토어의 ‘적정 기간’을 찾는데 집중했다. 조금씩 기간을 줄여나갔다. 4주를 시작으로 3주도, 2주도 해봤다. 매일 데일리 데이터를 쌓아 나갔고, 지금은 명확한 결론에 도달했다. 팝업스토어는 5일이 적정하다. 최대로 한다면 10일도 괜찮다. 우리의 데이터가 이를 증명한다. 2주를 운영하면 평일과 주말이 두 번씩 포함된다. 그리고 3주 차에 접어드는 순간, 방문객이 절반 이상 급감한다. 속칭 ‘오픈발’이 떨어지고, 동네 사람들에게는 이미 ‘다녀온 곳’이라는 인식이 생겨버린다. 팝업스토어의 가장 큰 매력이 무엇이던가. 새로움이다. 새로움이 사라지는 순간, 팝업스토어는 그 의미를 잃는다. 10일이면 두 번의 주말과 한 번의 평일을 확보할 수 있다. 예산이 여유롭다면 10일을, 적은 예산으로 큰 효용을 내고 싶다면 5일이 가장 효율적이다. 만약 콘텐츠에 힘을 쏟고 임팩트를 주기 위해 3일을 시도한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3주 이상은? 추천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꼭 3주를 해야 한다면, 변화무쌍한 콘텐츠의 기획이 필요하다. 그러나 똑같은 콘텐츠로 구성된 3주 이상의 팝업스토어는 방문객으로 하여금 신선함을 느끼지 못한다.

222.jpg 작년 연말 5일 간 진행했던 ‘댐잇 비디오 가게’ 팝업스토어 | ⓒ컨츄리시티즌




팝업스토어 입지, 성수동만이 정답은 아니에요.


“성수동에서 하고 싶어요”


현대인이라면 팝업스토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자연히 성수동을 떠올린다. 성수동은 언젠가부터 팝업스토어의 성지가 되었다. 우리와 협업하는 다양한 지자체에서도 ‘성수동’을 원한다. 하지만 지자체를 알리기 위한 사업에 성수동이 ‘착붙’은 아닐 수 있다.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임대료가 너무 비싸다. 뚝섬역에서 서울숲으로 넘어가는 횡단보도 모퉁이, 그곳에서 진행한 한 프로젝트는 하루 임대료로만 수백만 원을 할애해야 했다. 사업비의 상당 포션을 임대료가 차지하는 것이다. 둘째, 경쟁이 치열하다. 당연한 얘기다. 화려한 커머셜 브랜드와 명품 브랜드 팝업 옆에서, 로컬을 알리는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우리는 그들의 화려함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그들이 입구에 설치하는 오브제 하나가, 포토존으로 구성하는 공간 한편의 예산이 우리 사업비 전체와 맞먹을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셋째, 고객층이 다르다. 성수동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 주를 이룬다. 이제 팝업스토어의 성지가 된 나머지 방문 굿즈만 받으러 다니는 이른바 ‘팝업스토어 헌터’도 생겨버렸다. 반면 우리가 제안하는 연남동은 2030 여성 고객이 많다. 성수보다 절대적인 방문객 수는 적더라도 팝업스토어의 콘텐츠를 더 깊게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무엇보다 4년째 로컬 콘텐츠를 소개하고 있는 ‘스몰타운스몰’이 있다. 성수의 하루 임대료로 우리는 일주일을 운영할 수 있다. 그 차액을 고객 경험에 투자하면, 같은 예산으로 훨씬 만족도 높은 팝업스토어를 만들 수 있다.

333.jpeg 연남동 ‘스몰타운스몰’에서 진행한 양구군의 ‘배꼬비와 양9마블’ 팝업스토어 | ⓒ컨츄리시티즌


팝업스토어는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이끌어야 한다. 당연한 명제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이제 명확한 기준이 생겼다. 데이터가 말해주는 최적의 운영 기간, 그리고 우리 공간으로 세이브한 예산을 고객 경험에 투입할 수 있다는 자신감. 우리는 당연히 클라이언트에게 이 사실을 솔직하게 말한다. 컨츄리시티즌이 제안하는 팝업스토어의 기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