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파워

EP178.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

by Sonya J

Tuesday, May 6, 2025


날씨가 좋을 때마다 걷기운동을 하기 시작했는데, 어제 길을 걷다가 민들레 꽃들이 길가에 피어있는 것을 보았다. 어찌보면 너무 흔한 꽃처럼 보이겠지만 이번만큼은 달라보였다. 참고로 캐나다의 민들레의 크기는 한국의 민들레 꽃보다 훨씬 높게 자란다. 한국은 땅에 거의 붙어서 자라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기는 무릎 높이까지 치고 올라와 자란다. 그만큼 토양의 질이 다르다는게 아닐까. 그래서 캐나다의 자연환경은 그 자체가 산림청같은 느낌이다.


이제 민들레 꽃씨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누군가에게는 알레르기의 원인이 될 녀석들. 하지만 저렇게 피워져 있는 씨앗들을 보니 이런생각이 들었다. 정해진 시간에 맞쳐 제 역할을 하러 떠나는구나. 바람이 불기만을 기다리는 그들의 모습에 이제 막 사회 생활을 시작하려는 젊은 날의 나의 모습을 떠오르게 했다.


민들레 꽃씨들이 바람을 맞자, 휘날리기 시작했다. 어디로 날라갈지도 정해지지 않은채 그저 붙어있던 꽃머리에서 떨어져 나가 훨훨 날아가는 모습을 봤다. 수만개의 꽃씨들이 여기저기 흩어지면서 제각자 길을 찾아 날아갔다. 운이 좋으면 좋은 토양에 정착해서 무럭 무럭 잘 자라겠지만, 대부분은 솜뭉치처럼 바닥에 떨어져 비가 오면 하수구로 떠내려가거나 쓰레기통으로 버려지겠지. 그렇게 살아남은 자들은 다시 봄을 기다리며 새로운 씨앗을 뿜을 준비를 하겠지...


20대때는 정말 마냥 어른이 된 기분으로 살았다. 이제 나도 어른이니 내가 하고 싶은거 마음대로 하고 살수 있겠다는 어리숙함으로 20대를 시작했다. 막상 세상에 나오니, 모든게 만만하지 않았고, 막막하기만 했다. 과연 나는 취업을 할 수 있을까. 나는 결혼을 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20대때 이런 고민을 하는 건 당연한거다. 아직 아무런 경험도 쌓지 않은채 그저 막막한 기분으로 살았던 지난날을 돌아보면서 너무나 당연한 거였는데 혼자 많이 고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20대를 지나가고 있는 청년들에게 되도록 많은 경험을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꼭 한가지만 하는 것이 답이 아니다. 자신의 능력을 제한하지 않기를 바란다. 직업을 가지는 것은 좋다. 하지만 그 직업이 종착점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민들레 씨앗이 훨훨 날아가 좋은 토양에 정착할 수도 있고 시멘트바닥에 자리를 잡을 수도 있고 어느 누군가의 베란다 화분에 정착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살아날 놈은 살아나서 꽃을 피운다. 하물며 인간인 우리가 민들레만도 못하랴.


30대의 거의 막바지에 서 있는 지금, 20대들에게 작은 충고를 해줄수 있는 위치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20대에 내가 후회했던 시간들은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로 다가온다고 말해주고 싶다. 30대때 왜 그때 미리 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들을 기억하며 30대때 더 열심히 살았던 것 같다. 같은 실수를 또 하지 않기 위해. 그럼에도 아직도 후회하는 것들이 남아있다.


그래도 봄은 온다. 아무리 민들레씨들이 다 날라가버려도 또다른 씨들을 뿌리기 위해 다시 봄을 기다린다. 그들의 계절은 우리가 10대를 보내든 20대를 보내든 언제나 다시 돌아온다. 우리에게도 다시 기회가 돌아온다. 이 주어진 시간은 계속 흘러가지만 우리는 계속 도전할 수 있다. 그러니 민들레처럼 열심히 주어진 삶을 살기 바란다.


오늘의 픽:

꽤 멋진녀석이었어. 너란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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