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법을 못 배우고 사라져서 그게 제일 후회되지 않을까요
오늘은 많이 아쉽네요. 가벼워지려고 코미디를 보고 있는 내가 한심하고 의심 들고. 그래서 그런가 유언을 남길려니 부정적인 생각이 만드네요. 비가 오는데 홍수가 나는 상상이나 해서 학교 가기 싫 타고만 하고 말이에요.
저는 하늘을 봤어요. 보다 높은 경지를요. 그런데 사라지면 저는 지상에서 남아있지 저 높이 우러러본 경지를 어떻게 가겠어요. 좀 더 살아도 생각해 보면 높은 경지는 닿을 수 없어요. 한 칸 올라가도 뭐가 달라질까요. 한 칸 더 높은 곳을 경지로 둘 텐데. 평생 하늘만 보고 살다가 지상에서 시들 거면 차라리 지상을 하늘로 두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요. 그러면 적어도 사후에서라도 후회를 덜할 거니까요. 후회는 여기서 매일매일 했으니까 사후에서 그 정도는 허락되지 않을까요.
날이 좋은 날에 높은 곳에서 땅을 본 적이 있어요.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해서 온몸이 떨린 게 아직 생각나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덤덤했어요. 그건가. 두려움을 느낄 수 있는 한정량을 넘어서서 이제 이런 것 가지고는 아무렇지 않은 건가. 두렵지 않으니까 한걸음 다가갈 수 있는 게 망설여지지도 않았어요. 두렵지 않으니까.
결국은 내가 죽는다고 슬퍼할 사람들이 있으니까, 아직 살아 있는 사람이 있으니까 돌아왔어요. 이때 바뀐 건 하나예요 저의 선택의 길이 하나가 추가된 거.
제가 죽으면 슬퍼할 사람이 있을까 의심이 들어요. 제가 멋대로 내가 죽으면 슬퍼할 사람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도 못됐네요.
제가 사라지거나 죽으면 사랑하는 법을 못 배우고 사라져서 그게 제일 후회되지 않을까요.
사라져서 미안해요. 이기적이지만 그냥 저를 우연이라고 해주세요. 많은 우연 중에서 필요한 우연이라고 여기고 넘어가주세요. 조금만 저를 위해 슬퍼해주시고요. 부모님이 저를 키운 게 대가 없는 노력이었다고 하지 마세요. 언젠가는 필요한 인연이었을 거예요. 다시 진짜 미안해요. 그래도 마지막말은 긍정적이고 싶어요.
다 고맙고 다 필요 있는 존재라 생각하려 노력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