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도 알 만한 기업에서 이정도까지 해도 되는 걸까...
작년에 플랜트샤워를 만들면서, https://brunch.co.kr/@5ducks/139 유저 100명보다 카피가 빠르다는 제목을 쓴 적이 있었다. 멀쩡하게 투자도 받은 회사가 변방의 개인 서비스를 베낀 게 너무 치사했지만, UI/UX 디자인이라는 게 저작권을 주장하기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에, 그리고 서비스라는 게 계속 바뀌는 특성이 있어서 일회성 안내/광고 팝업같은 걸 띄울 때도 있으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서 사자의 풀밭을 작년 11월 말 런칭했다. 그리고 딱 5개월 지나고의 일이다.
당시 이 책을 만들 때 반려인이 뭐 이런 걸 생각하냐고 배꼽이 빠지도록 웃었던 기억이 난다. 뭐 오타쿠같이 이렇게 책 구현에 시시콜콜하게 신경써서 만들고 있냐고... 하지만 누군가가 만들어서 내자 이렇게나 흔해진 것이다!
그야말로 머리가 식는 기분이다. 나는 지옥스타트업을 다니면서도 늘 한 해에 책 50권을 읽는 사람이었는데, 내가 어제도 민음사티비 봤는데! 민음사는 전통의 문학 회사고 독서인이라면 누구나 우와... 하고 고개를 쳐들어보게 되는 회사인데. 표절이라고 하시면 당당하게 아니라고, 이런 아이디어는 누구라도 낼 수 있다고 하거나 벤치마킹했다고 하셔도 되는 정도로만 쏙 베끼신 부분이 한 독서인을 절망으로 빠뜨렸다.
사자의 풀밭 https://lionsgrass.kr/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https://app.minumsa.com/atrium/app-download/
네... 뭐 제가 법으로 할 수 있는 건 하나도 없습니다만 내가 알라딘에 쓴 돈이 얼만데 진짜...........(흑우라서 앞으로 계속 사야됨)
사자의 풀밭 https://lionsgrass.kr/
알라딘 나도 서점주인 https://www.aladin.co.kr/mybookshop/curator.aspx?id=37
UX/UI 디자인이란, 베껴도 누군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금융앱 모두가 토스의 문법과 UI를 사용하고 있는 것을, 토스 구성원이라면 자랑으로 여기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 제작자가 만든 이런 컨셉츄얼한 부분을, 이미 해당 분야에서 자리잡은 큰 기업이 말 한마디 없이 전문성 가득한 벤치마킹 기법으로 들고가시는 건 처음 가슴뛰는 아이디어를 들고 만들었던 사람으로서는 굉장히 낙담되는 일이다.
나는 고작 1인 디자이너이고, 개발자이고, 서버값 내기 벅차하고, 바이브코딩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거니까 돈을 쓰시는 거예요 하고 말하고 다니는 사람인데.
애서가라면 모를 수 없는 두 회사이기 때문에 더 그렇고... 그루우의 그 화면을 발견했을 때처럼, 오늘도 할 수 있는 게 기록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