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에 대하여

자기중심성과 악의 발생조건

by diogenes

악(惡)에 대하여~

- 자기 중심성과 악의 발생조건 -

사람들은 대체로 악을 자신과 먼 곳에 둔다. 악은 흉측하고 괴이한 형태로, 일상의 바깥에서 특별한 순간에만 출현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악의 근원은 언제나 외부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탄의 유혹처럼 개인의 의지와 무관한 힘으로 말이다. 그러나 악은 그렇게 멀리 있지 않다. 악은 선(善)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마음에 기원을 둔다. 그 형태는 크지 않고 종종 미화되어 있으며 그래서 더 알아차리기 어렵다. 선과 악은 서로 다른 뿌리를 두지 않는다. 같은 뿌리에서 , 다른 방향으로 자랄 뿐이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자기중심적이다. 자기 자신을 우선하고 자기의 생존과 안위를 먼저 고려한다. 이것은 결함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다. 자기 중심성은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지녀야 할 본능이다. 자기 중심성이 지나칠 때, 그것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균열을 만든다. 불편함이 생기고, 그 불편함은 상대의 마음을 해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이 해침은 눈에 보이지 않기에 대개 문제로 인식되지 않는다. 그러나 불편은 이미 하나의 해침이다. 마음을 해치는 행위는 물리적 폭력과 다른 형식을 취할 뿐 그 구조는 다르지 않다. 자기 중심성이 더 강화되면 불편은 배제와 단절로 이어지고, 폭력성과 결합되면 죄악의 형태를 띤다. 악은 이 연속선에서 발생한다.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관점이 이동할 때 상황은 달라진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는 순간, 갈등은 완화되고 관계는 숨을 쉰다. 이 변화는 거창한 도덕적 결단이 아니라 사고의 방향을 조정하는 일에 가깝다. 이때 우리는 그것을 선(善)이라고 부른다. 현대 사회는 생존의 안전이 어느 정도 보장된 사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친 자기중심적 언행은 여전히 불편과 갈등을 만든다. 생존을 위해 필요했던 본능이 더 이상 조절되지 않을 때, 그것은 악의 출발이 된다. 악은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항상 인간의 곁에 있으며, 인간 내부에서 관리되지 않을 때 모습을 드러낸다. 그래서 악을 제거하는 일은 외부를 정화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성찰하는 일에 가깝다. 지나침은 사람과 사물을 모두 망친다. 완전함보다 차라리 작은 결핍이 낫다. 균형을 잃은 선은 쉽게 악으로 기울기 때문이다.


2026 1月中旬 따뜻한 겨울날~

獨樂齋에서 幽人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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