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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델리의 볼거리 - 1. 타지마할

타지마할

by 김컨

첫 번째는 당연히 타지마할입니다. 인도에 방문했다면 결코 뺄 수 없는 최고의 관광 명소입니다. 처음 인도에 왔을 때도 가장 인상 깊게 봤던 곳인지라 이번 방문에서도 꼭 다시 가겠다고 다짐했었습니다. 다만 타지마할에 가는 길은 험난합니다. 타지마할은 델리의 우측 아래에 위치한 도시인 아그라에 있는데, 델리에서 차량으로 6시간 거리에 있기에 왕복하는데만 반나절을 써야 합니다. 기차로 가는 방법도 있으나 저같이 시간이 별로 없고 현지 사정을 모르는 여행자가 시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루짜리 관광 패키지를 예약했습니다.


새벽 2시에 호텔로 픽업하러 온 관광버스에 올라타고 아그라로 향합니다. 도로에 차가 별로 없는 이른 시간이기에 버스는 꽤나 빠른 속도로 고속도로를 질주합니다. 버스는 주행하는 내내 경적을 울려댑니다. 도로 위의 차는 대부분 화물트럭이었고, 화물 무게 때문에 느리게 달리는 화물트럭을 관광버스가 추월하면서 계속 경적을 울립니다. 화물트럭 뒤에는 큼지막하게 "경적을 울려라(Blow Horn)"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기도 합니다.

가는 동안에 잠을 자려했지만 비좁은 좌석과 끊임없이 울려 대는 경적소리 때문에 눈을 붙이기란 쉽지 않습니다. 불편한 가운데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 보니 아침 8시경에 드디어 아그라에 도착했습니다. 버스는 먼저 여행사에 정차합니다. 가이드를 태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깨끗한 여행사 화장실에서 볼일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잠시 정차했던 버스는 곧 타지마할로 향합니다.

타지마할의 입구에 도착하니 벌써 꽤나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입구에서 짐검사를 하고 타지마할로 입장합니다. 입구를 지나서 타지마할로 가능 길의 양옆에도 꽤나 고풍스러운 무굴양식의 갈색 건물들이 즐비합니다. 가이드가 이런저런 설명을 해줍니다만 귀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빨리 타지마할을 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양옆으로 거대한 갈색 벽이 서 있는 가운데로 오르막길을 올라가면 드디어 타지마할의 입구입니다. 거대한 아치형 문의 가운데에 새하얀 타지마할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십여만에 다시 만난 타지마할은 여전히 감탄스럽게 아릅답습니다. 하얀색 대리석은 아침 햇살을 받아서 눈부신 빛을 반사하고 있고, 이름 모를 한 무리의 새들이 타지마할의 지붕 위를 유유히 날고 있습니다. 정문부터 타지마할 앞까지 한가운데에 옥색 분수가 길게 깔려있고, 이를 사이에 두고 건물과 정원의 구조물이 서로 마주 보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흩어져서 구경하고 있는 관광객을 제외하면 완벽한 좌우 대칭입니다. 비현실적인 풍광에 감탄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타지마할의 아름다운 모습에 연신 사진을 찍습니다만 좀처럼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타지마할의 아름다운 분위기를 담기에 사진은 역부족입니다. 타지마할이 뿜어내는 영롱하고 눈부신 흰색과 타지마할을 감싸고 있는 정원의 짙은 초록색과 타지마할 위에 드리워진 하늘의 새파란 색감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풍광은 사진에 담기는 순간 그 매력을 잃어버립니다. 사진만 보았다면 충분히 아름답다고 생각하겠습니다만 눈앞에 펼쳐진 실물의 아름다움과 너무나 다르기에 사진을 찍을수록 아쉬운 마음은 커져만 갑니다.

타지마할은 그 안으로 입장할 수도 있습니다. 대리석 파손을 막기 위해서 덧신을 신고 타지마할에 올라섰습니다. 가까이에서 본 타지마할은 거대합니다. 높이가 65미터에 달한다고 하니 가까이에서는 꼭대기가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는 대리석의 아름다움을 눈으로 들여다보고 매끄러운 질감을 만질 수 있는 기회입니다. 하지만 타지마할의 아름다움은 가까이에서 들여다보기보다는 멀리에서 조망할 때 더 진가를 발휘합니다. 힘들게 올라왔지만 완벽한 대칭 구조의 아름다움을 느끼기 위해서는 다시 멀리 떨어져야 합니다.

패키지에 점심 식사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타지마할을 뒤로하고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호텔에서 지겹게 먹는 인도 음식이라서 큰 감흥은 없습니다. 인도 현지 식당에서 먹는 첫 번째 식사라는 점 외에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가이드가 시켜준 카레와 난을 먹었습니다. 특별히 맛있지도 맛없지도 않은 무난한 식사였습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다시 델리로 복귀합니다. 다시 여섯 시간을 타고 가야 합니다. 대낮이기에 더욱 많은 화물차가 도로 위를 달리고 있었고, 관광버스의 경적소리는 그칠 새가 없습니다. 정신없이 울리는 경적소리에 귀가 먹먹해질 무렵에야 호텔에 도착했고, 버스 시트에 구겨진 몸을 일으켜 세우며 타지마할 관광을 마쳤습니다.

인도를 방문하시는 분은 타지마할을 꼭 다녀오시길 당부드립니다. 결코 후회하지 않을 선택입니다. 델리 주변의 북인도에 계시다면 고민할 필요 없이 당연히 가셔야 합니다. 남인도에 계시더라도 무리해서 시간을 내서라도 볼만합니다. 사진으로 보는 타지마할과 직접 눈으로 보는 타지마할은 확연히 다릅니다. 인도 어디에 계시든지 타지마할의 아름다움을 보실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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