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타이
- 김용기
절치부심
오로지 나를 위해 기다렸을 텐데
중전(中殿)이야 그렇다 치고
저 끝 종사품 숙원(淑媛)같이
어쩌다 승은을 입었을 때
거칠게 조르던 목
인지상정 아니었을까
정 중앙 비켜나지 않았지만
어떻게 보면
나보다 먼저 눈길을 받고도
시치미 뚝
이 여름
숨 쉴 만큼만 열어 두는 저라고
힘들고 더운 줄 몰랐을 리가
내 편애가
목을 더 조인다는 것쯤은
애타는 후궁들처럼
장롱 속에서 선택받지 못한 날의
태연함은 위선
부득불 나도 미안한 마음 자상하게
달래주는 아량을 베풀어야 했다
미안하구나
사과할 테니 조금만 풀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