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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며

- 빈 말

by 김용기

기다리며


- 김용기



새해 복 많이 받으란 말을 듣고

기다렸는데

허무함만 쌓였다

아까운 복

아무도 나눠주지 않았다


밥 한 번 먹자고 하여

기다렸는데

다 찢겨 나간 달력 한 장 남았다

어색하여 건넨 말을 믿었던

천치다


기도응답이 간절하였고

기다렸는데

돈 안 든다고

기도약속 해 놓고 잊었다면

빚쟁이다


사랑한다는 말

낮에는 뜨겁지 않았다

다시 어두워질 때 기다렸다면

빈 말일까

아무튼 별 탈 없이

기다리며

지금까지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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