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을 밟으며
남이섬이
- 김용기
물에 빠졌다
때 지나도 나올 생각은 하지 않았다
입술 퍼랠 때까지
물속 첨벙거리던 애들이 그랬다
쇠고집 남이섬을
강물이 그냥 지나쳐 갔고
배로 온 사람들도
메타세쿼이아가 이따금 벌려 둔
그 틈으로 든 맑은 햇빛과
흰구름 사이마다 낀 하늘 보다가
벌어진 입 다물지 못하고
그대로 돌아갔다
신문을 보고 꺼내러 왔을 텐데
괭이 걸음으로 살금살금
물에 빠진 걸 남겨 두고 갔다
왜 왔었는지 가다가
버스 안 잠결에라도 생각은 났을까
물든 가을산이
함께 들어가 주지 않았더라면
서늘한 외로움 견뎌낼 수 있었을까
덩그러니 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