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비게이션 여자
같잖은 생각
- 김용기
길 헤멜 때마다
구시렁거리는 소리
원망이 걱정을 빙자했고
LP판 넘는 소리 같은 반복이었다
아내였다
나이는 먹지 않는 게 옳았다
아내가 주는 대로 먹었더니
고집이 굵어졌다
그 이유로 내비게이션 여자의 말을
우습게 여기는 빈도가 늘었고
나이 탓이라고 했다.
그녀의 친절은 몸종 수준이었다
일방적 공손에 대하여
내가 옳다고 할 때마다 참패했다
핑계를 애들처럼 둘러댔지만
사실 의심 때문이었다
아내보다 더 오래 같이 있어서
앞자리 바꿔볼 생각,
언감생심
내비게이션 저 여자의 가족이
가만히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애도 딸린 것 같고
제 말만 하는 것으로 봐서는
고집이 여간 아닐 것 같아
그만뒀다.